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7일 새벽 서울 송파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42)가 8일 경찰서에서 전청조씨(27)와 대질 신문을 받는다. 남씨 측은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경찰에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 오전 10시 남씨 재소환.. 대질조사 진행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8일 오전 10시 남씨를 재소환해 전씨와 대질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일정에 따라 소환이나 대질 신문 일정이 조정될 여지는 남아있다.
남씨는 줄곧 전씨의 사기 행각을 몰랐다며 자신이 공범이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해왔다.
남씨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6일 남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이후 “전씨를 고소한 15명 중 11억원을 사기당한 전문직 부부가 유일하게 남씨를 고소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이라며 “남씨는 전씨의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다”라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남씨는 앞서 전씨에게 받은 고가 외제 차량과 가방 등 물품 40여점을 경찰에 임의제출했으며 대질 신문 의사를 표했다.
이에 대해 전씨 측도 가로챈 돈 대부분을 남씨에게 사용했다며 양측이 엇갈리는 진술이 있으니 대질 조사로 실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정대로 대질 신문이 진행된다면 경찰의 공범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씨 측은 지난달 31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전씨와 전씨의 어머니, 김민석 강서구의회 의원에 대한 고소 및 고발장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거짓말탐지기 사용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짓말탐지기는 피의자에게 피의 사실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응답 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검사지에 기록하는 장치다. 거짓말을 할 때 발생하는 불안·긴장·초조 등의 감정을 맥박·혈압 등의 변화로 파악해 거짓말 여부를 감지하는 원리다.
대법 거짓말탐지기 결과 증거로 인정 안해
대법원은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100% 정확도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의자 스스로 자신의 거짓말을 인지하지 못하면 ‘거짓’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다만 경찰 등 수사기관에선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통해 범행을 자백 받는 등 중요한 참고자료로 쓰이기도 한다. 실제 지난 2010년 연쇄 성범죄자 김길태가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다가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나오자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한 사례도 있다.
한편 남씨는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추가 고발을 당했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에 절도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남씨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제출하며 “남씨가 실수로 전씨의 세컨폰과 노트북을 가져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믿기 어려운 점이 있다”라며 “전씨의 휴대기기에 담긴 내용은 남씨와 전씨의 공범 여부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증거이므로 수사 당국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제보를 통해 전청조의 아이디로 지난 1일 포털사이트, 앱, 대용량 클라우드 등에 접속한 내역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남씨가 증거인멸을 위해 전씨의 계정에 접속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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