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연락도 받지 않던 남편의 이혼소송
"유책배우자가 이혼 청구 할수 있나"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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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결혼 생활 20년 동안 시댁의 미움을 받으며 살다가 남편의 외도로 4년 가까이 별거한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 같은 사연이 공개됐다.
자신을 사연의 주인공 A씨의 친구라고 밝힌 B씨에 따르면 남편과 대학에서 만난 A씨는 남편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었다. 그러나 남편이 밀어붙이면서 결국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A씨는 결혼 생활 내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시어머니가 반찬을 가져다준다는 명목으로 수시로 집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시어머니의 못마땅한 시선을 견디며 20년을 살아낸 A씨는 남편의 외도까지 목격해야 했다.
A씨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남편에게 '상간녀와 헤어지겠다'는 각서까지 받았지만 남편은 결국 가출을 했다.
남편은 이후 4년여 동안 A씨와 아이들의 연락을 받지 않은 채 생활비도 보내지 않았다. 아이들을 양육하며 일을 하고 있지 않던 A씨는 급하게 일을 구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A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느냐"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신진희 변호사는 "우리나라 이혼제도는 부부관계 파탄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자에게만 이혼 청구권을 인정하는 ‘유책주의’를 택하고 있다"라면서 "따라서 유책배우자라고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충분하다면, 유책배우자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기각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다만 "A씨처럼 상대방의 유책사유가 있지만, 별거 기간이 너무 길면 유책성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라며 "유책사유만을 입증하기보다는 별거기간에 부부관계 회복 등을 위하여 A씨가 노력한 부분을 소명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너무 괘씸하지만 본인이 유책사유가 있는 경우 A씨 남편처럼 별거기간을 최대한으로 늘린 뒤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간 경우, '돌아오라'는 문자나 연락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니 꼭 주의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한 경우 그 부정행위가 계속되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도 미리 확보해두면 큰 도움이 된다"라며 내가 가정을 지키려고 꾸준히 노력했다는 점을 입증할 경우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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