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예지/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 연인에 대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과 과거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배우 서예지가 광고주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필요는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의혹이 제기된 사실만으로 서예지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송승우 부장판사)는 유한건강생활이 서예지와 소속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계약 해지에 따른 반환 책임을 인정해 "소속사가 2억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서예지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및 위약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유한건강생활은 2020년 7월 서예지와 건강 기능성 유산균 제품에 대한 광고모델 계약을 맺고 소속사에 모델료 4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광고가 방영되고 있던 이듬해 4월 서예지가 과거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연인을 가스라이팅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과거 방송에서 밝힌 학력 등의 이력이 허위라는 의혹과 함께 스태프 갑질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커졌다.
이에 서예지 소속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입장문을 냈지만 유한건강생활은 서예지가 '품위유지 약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으며, 광고 송출도 중단됐다.
유한건강생활 측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광고모델이 음주운전, 뺑소니, 폭행, 학교폭력, 마약 등 혐의로 입건되거나 이를 인정하는 등 공인으로서 품위를 해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조항을 토대로 서예지와 소속사 측에 각각 12억5000만원, 15억원의 위약금 등을 청구했다. 품위유지 약정 위반 사례로 학교폭력이 기재돼 있어 계약 위반이 맞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계약의 조항에 따라 서예지 측이 계약금의 절반인 2억2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면서도 서예지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모두 계약기간 전 발생했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렇게 해석할 경우 계약 교섭 단계에서 서예지가 과거에 있었던 품위유지 의무 위반행위를 밝힐 것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헌법상 중대한 기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의혹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서예지의 이미지가 훼손됐기 때문에 유한건강생활이 광고모델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모델료가 지급된 이후 광고 방영이 취소될 경우 모델료의 50%를 반환한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소속사가 유한건강생활에 2억2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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