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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빠 딸이잖아"..친딸 절규에도 강제추행해 죽음 내몬 아빠, "억울하다" 상고

"나 아빠 딸이잖아"..친딸 절규에도 강제추행해 죽음 내몬 아빠, "억울하다" 상고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친딸을 강제로 추행해 결국 죽음으로 내몬 50대 친부가 실형을 선고한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씨(57)가 최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1심에서부터 피해자의 무고를 주장해온 A씨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상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딸인 B씨가 어렸을 적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했던 A씨는 지난해 1월 당시 21세였던 딸 B씨에게 "대학생도 됐으니 밥 먹자"며 만났고, 이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당시 B씨는 신체 접촉을 거부했으나 A씨는 반항하는 B씨를 때리며 속옷을 벗고 성폭행까지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가족과 수사기관에 당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전달했다. 녹음 파일에는 "아빠, 아빠 딸이잖아, 아빠 딸이니까 제발 하지 마"라고 애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씨는 지난해 11월 "직계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무고당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범행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되고 피해자인 딸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클 뿐 아니라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A씨는 각각 양형 부당,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심신 상실·미약·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 측은 항소심에서 "오랜만에 만난 딸에게 꿈을 꺾는 듯한 말을 하자 홧김에 무고한 것 같다"면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며, 피해망상 등 정신 병력도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허위 진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해자가 "내가 아빠 딸이잖아. 제발 하지 마"라고 말하거나 A씨가 "아빠는 다 허용된다"라고 말한 점 등이 단순한 신체접촉이 아닌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과 B씨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부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사정을 자세히 진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A씨의 조사가 이뤄진 점 등을 살펴보면 A씨가 강제추행을 한 점이 인정된다"며 "A씨는 심신상실·미약을 주장하며 B씨를 때리기 전 딸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으나 이후의 사정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전과가 없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모두 살핀 원심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하지만 A씨는 '판결에 불복하면 상고장을 제출하라'는 재판부를 향해 "오심이다.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이라며 "나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이건 재판이 아니라 마녀사냥"이라고 소리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