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KBSI, 뇌 속 독성물질 만드는 단백질 발견
치매 알아낼 지표나 치료 타깃으로 쓰일 수 있어
'APP-C31'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 속에서 아밀로이드-베타가 뭉치는 것과 독성을 일으킨다. KA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공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특정 단백질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 단백질은 뇌 신경세포 속에서 아밀로이드-베타를 뭉치게 만들어 세포가 손상되거나 죽게 만든다.
2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공동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의 독성을 촉진하는 뇌 세포 속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KAIST 임미희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뇌 신경세포 속 아밀로이드-베타가 뭉치는 것과 독성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찾아낸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이는 몸 속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새로운 지표이며,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때 이 단백질을 타깃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임미희·백무현 교수팀과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이영호 박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이다용 박사 연구팀이 함께 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노인성 반점 축적이다. 노인성 반점의 주된 구성분은 아밀로이드-베타 펩타이드 응집체로, 이 덩어리가 세포 내 물질들과 결합해 세포 손상을 유발한다. 따라서, 이들 응집체와 세포 사멸 간의 상관관계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아밀로이드-베타와 세포 사멸 유발 인자들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 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밝혀진 바 없다.
'APP-C31' 단백질이 세포를 죽게 만드는 원인 물질로만 알려졌었다. 연구진은 이 단백질의 역할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인자 및 그 독성에 미치는 역할을 새롭게 밝혀냈다. APP-C31는 아밀로이드-베타 및 금속-아밀로이드-베타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촉진시켰다. 특히 실험을 통해 세포 속에서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체가 핵 주변으로 크게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핵자기공명기법을 통해 이 단백질이 아밀로이드-베타의 N 말단 부위 및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에 핵심적인 중앙 부위에 결합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거쳐 APP-C31이 아밀로이드-베타 단량체 구조를 부분적 알파 나선 구조에서 자체 응집에 용이한 베타 병풍구조로 변화하게 끔 유도한다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이와함께 APP-C31이 함께 존재할 때 아밀로이드-베타로 인한 독성 효과는 더욱 가속화됐다.
아밀로이드-베타만 존재하는 대조군에 대비해 세포 사멸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신경세포의 신경 돌기 손상 및 신경 변성이 관측됐다. 나아가 설치류의 뇌에서 APP-C31이 아밀로이드-베타와 관련된 염증반응을 크게 촉진함을 확인했다.
한편, 연구진은 공동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독성 단백질을 발견하고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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