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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찍은 남고생 집에 '여교사' 가정방문 지시한 교감.."달려들면 112 신고" 두 여교사의 다짐

'몰카' 찍은 남고생 집에 '여교사' 가정방문 지시한 교감.."달려들면 112 신고" 두 여교사의 다짐
자료사진. pixabay

[파이낸셜뉴스] 제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교내 화장실에서 여교사를 불법촬영한 가운데, 학교 측에서는 피해자일 수도 있는 여교사에게 가해 학생 가정을 방문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서 몰카 촬영한 학생

24일 제주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노조 관계자들은 제주도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김광수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앞서 사건은 지난달 18일 제주도 모 공립고 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한 교사가 바닥에 놓인 갑티슈 속에서 불법촬영 기기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범행이 드러나자, 재학생 A군은 자수했다.

A군은 구멍을 뚫은 갑티슈에 카메라 촬영모드로 설정한 휴대전화를 설치하는 수법으로 불법촬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담임과 학생부장 보낸 학교.. 문제는 모두 여교사

이후 학교 측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상 필요한 가해자 진술서를 받아오기 위해 같은 달 26일경 학교 교사를 보냈으나, 정작 이동한 교사는 여교사 2명이었다. A군의 담임인 B교사와 학생부장 등이 모두 여교사이기 때문이다.

두 여교사는 가정방문 직전 '가해 학생이나 아버지가 달려들면 한 명이라도 빠져나와서 112에 신고하자'고 말하는 등 공포에 떤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직 3년차인 B교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3개월 진단을 받아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촬영기기를 처음 발견한 C교사 역시 사건의 충격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겪어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사노조, 사과와 정신적 치료지원 요구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피해 여교사들에 대한 교장과 교감의 진심 어린 사과 △공무상 병가 인정과 정신과 치료 지원 △피해 여교사가 원할 경우 비정기 전보 등 교육청 차원의 지원 △재발 방지 조치 등을 요구사항으로 밝혔다. 교육청은 모두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노조는 "교육감도 노조 집행부만큼이나 해당 사안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그는 '제가 피해 교사분들께 대신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라며 "피해 교사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해당 학교 관리자에 대한 신뢰가 손상돼 회복이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이 있었다. 피해 교사에 대한 지원과 회복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가해 학생인 A군은 이달 열린 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퇴학 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