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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제 전격 폐지... '부문 임원' 신설

부회장제 폐지하고 '부문 임원' 체제 도입
이은형·강성묵 부회장은 부문 임원 맡아
CEO 후보군 변화 조짐
尹정부 '상생금융 기조' 발맞춰
지주·은행 내 상생금융조직 신설
손님·현장 중심 영업 강화
데이터·AI 조직 확대 개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제 전격 폐지... '부문 임원' 신설
하나금융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하나금융지주가 '3인 부회장 체제'를 폐지하고 '부문 임원' 조직 체제를 도입했다. '차기 CEO 후보군 양성' 기능을 하는 부회장 제도를 폐지한 것이다. 부회장 제도가 그룹 내부 인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제3의 후보군 양성 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지주와 은행 산하에 각각 상생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해 윤석열 정부의 민생금융 정책 기조와 키를 맞췄다.

하나금융그룹은 26일 부회장제 폐지와 상생금융 조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이같은 내용의 조직 개편·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박성호·이은형·강성묵 3인 부회장제가 없어진 점이다. 부회장이 각 부문을 맡아 총괄했다면 앞으로는 '부문 임원'이 각자에게 맡은 부문을 담당하고 회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이은형, 강성묵 부회장은 부문 임원으로 기존에 맡던 부문을 총괄한다. 박성호 부회장은 이번에 부문 임원을 맡지 않게 됐다. 차기 CEO 후보군에 판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그간 초석을 다졌던 부회장 직제를 마무리하고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회장제에 대해 "과거 특정 회장이 사실상 셀프연임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진일보된 형태"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회장제가 폐쇄적으로 운영돼서 내부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정비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은행 본부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지주 내 승진 인사도 단행됐다. 고영렬 현 하나은행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지주 미래성장전략부문 겸 그룹글로벌소속 부사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김영훈 현 하나은행 자산괌리그룹장 겸 투자상품본부장(부행장)이 지주 자산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박종무 지주 그룹재무총괄(상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주와 은행 내 상생금융 전담 조직도 새로 생겼다. 하나금융그룹 ESG부문 산하에 '상생금융 전담팀', 하나은행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가 각각 신설됐다. 상생금융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체계적으로 상생금융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하나금융이 강조하는 '현장·손님 중심' 조직 운영을 위한 조직 개편도 눈에 띈다. 지주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손님가치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기존 사업부문(개인금융, 자산관리, CIB)을 편입했다. 은행은 리테일그룹 및 손님지원본부를 확대 개편키로 했다. 디지털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하고 비대면 손님 응대 기능을 손님지원조직으로 통합해 손님·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지주에서는 기존 그룹디지털부문 산하 데이터본부 조직을 'AI데이터 본부'로, 은행은 '금융AI부'를 신설해 AI 사업 역량도 강화한다.

하나은행의 임원 인사 키워드는 현장과 전문성, 성과 중심이다. 26명의 은행 승진자 중 현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이동열 대전세종영업본부 지역대표(본부장)가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로, 이은배 중앙영업본부 지역대표가 본부장에서 부행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아울러 김영호 리테일사업부장이 리테일사업본부장으로, 배창욱 신용리스크관리부장이 리스크관리그룹장으로, 유경철 기관사업부장이 기관영업그룹장으로 승진하는 등 해당 부서의 부서장을 본부장으로 발탁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