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진, 미드필더진 패스 미스 계속 이어져
상대에게 번번히 역습 허용
조현우 선방 아니었다면 4골차 이상 났을 수도
스리백, 3미들 요르단에게 완전히 붕괴
대한민국 설영우가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지 못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4.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역대 최악에 가까운 졸전이었다. 아무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없다지만 이렇게 허망하고 무엇하나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무너질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스코어는 0-2였지만 그 이상으로 큰 차이가 났던 경기력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패했다.
현재 아시아 축구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야심 차게 나선 이번 대회였지만, 또 다시 4강에서 멈춰서고 말았다.
대한민국의 수비진 집중력은 오늘 심각한 수준이었다. /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대표팀은 이날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공격 선봉에 세우고, 황인범(즈베즈다)과 이재성(마인츠), 박용우(알아인)를 중원에 배치했다.
김민재가 빠진 중앙 수비진엔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이 섰고, 좌우 측면 수비는 설영우(울산)와 김태환(전북)이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김민재가 없는 것을 빼면 이번 대회 다른 경기와 크게 다를 것은 없는 라인업이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이는 요르단의 플레이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김성진 기자 = 대한민국 김영권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요르단 알 타마리를 수비하고 있다. 2024.2.7/뉴스1 /사진=뉴스1화상
후방에서부터 패스가 자주 끊기고 수비 실수가 이어져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특히,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의 패스미스와 빌드업 실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상대 공격 방어는 물론 빌드업 작업에서도 지분이 적지 않은 김민재의 부재는 분명 큰 변수였다.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해도 요르단의 공세에 허둥대는 모습을 심하게 노출했다.
조현우의 '선방 쇼'가 아니었다면 전반부터 대량 실점을 떠안아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으로 내용에서도 완전히 밀렸다.
[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 김근수 기자 =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 대 대한민국의 경기 전반, 대한민국 설영우가 요르단 수비수 알아랍과 충돌하고 있다. 2024.02.07. ks@newsis.com /사진=뉴시스
압박을 통해 역습으로 주로 기회를 만들고, 개인 기술이 좋은 야잔 알나이마트와 무사 알타마리를 통해 마무리를 노리는 요르단의 전략에 계속 당하기만 했다.
후반 8분 박용우의 안일한 백패스를 김영권이 잡아내지 못하고 끊겼고, 알타마리가 드리블하며 패스한 뒤 알나이마트가 마무리해 선제 결승 골이 됐다.
후반 21분엔 상대 진영에서 이강인이 황인범에게 준 패스가 끊기면서 그대로 요르단의 역습이 시작됐고, 드리블해 나간 알타마리가 페널티 아크에서 왼발 슛을 꽂아 추가 골이 됐다.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박용우는 이날 경기 선제골을 내주는 결정적인 패스미스를 범했다
실점 장면이 모두 패스 실수에서 비롯된 것은 대표팀으로선 뼈 아프고 사기가 완전히 꺾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슈팅은 요르단(17개)보다 훨씬 적은 8개를 기록했고, 그중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요르단은 전반 4개의 유효슈팅이 무위에 그쳤으나 후반엔 3개의 유효슈팅 중 2개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첫 실점 이후 후반 11분 박용우를 조규성(미트윌란)으로 바꾼 것을 시작으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양현준(셀틱) 등 대표팀의 공격적인 교체 카드는 경기 막판 약간의 활기를 안기긴 했으나 이미 크게 넘어간 흐름을 바꾸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대한민국의 이번 아시안 게임 최악의 졸전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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