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사과문, 해당 불화 사건 사실로 밝혀져
"형들 말 잘 따랐어야 했는데 너무 죄송하다"
주먹질마저 사실로 밝혀지면 파장 엄청날 듯
이강인이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은 이강인이 지난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호주와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선배이자 주장인 손흥민(토트넘)과 '주먹질 다툼 논란'을 빚고 있는 이강인(PSG)이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사과문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서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해당 글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해당 사과문에 손흥민을 향한 폭력 행위에 관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이강인 SNS 사과문
이강인은 요르단전 하루 전날 선배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자 자중하라는 손흥민과 갈등을 빚게 됐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이 멱살을 잡자 손흥민을 향해 주먹질을 했다는 외신과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와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선배이고 주장인 손흥민에게 막내급의 선수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아무리 자유분방한 세대라고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변 선수들이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 탈구를 당하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도하(카타르)=뉴시스] 주먹질마저 사실로 밝혀지만, 이강인을 향한 축구 팬들의 비난의 수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협회 관계자가 해당 사건이 사실임을 시인했고, 손흥민은 요르단전 당일 붕대를 감고 경기에 출전했다. 거기에 이강인이 사과문을 게재함에 따라 4강전 하루 전날 큰 갈등이 있었던 것 만큼은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게 됐다.
팬들은 이강인의 SNS에서 "당신 같은 선수 필요없다" "손흥민 형에게 먼저 사과해라"라며 이강인에게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만약, 손흥민을 향한 '주먹질'마저 구체적인 증거가 드러나 사실로 판명되면 이강인을 향한 비난의 수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국민 정서를 감안할 때 A대표로 부르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대표팀은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고, 도덕성에 타격을 입으면 승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흥민 뿐만 아니라 고참급 선수들과의 갈등도 심한 것으로 알려져 경기력 측면에서도 그렇다.
역대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대표팀 주장과 차세대 에이스가 A매치 4강전을 앞두고 다툼을 벌인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한국 축구가 역대 최악의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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