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통역사와 함께 '도박 연루' 의혹
"절도 사건..나는 도박과 관련없다" 밝혀
오타니 쇼헤이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전담 통역사와 함께 '도박 연루' 의혹에 휩싸인 미국프로야구(MLB) 선수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입장을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터(WP) 등 외신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 스타디움 프레스 박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도박 스캔들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카메라 촬영은 금지됐고, 취재진의 질의응답도 없이 진행됐다.
그는 새로운 통역 윌리 아이어토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입을 뗐다.
오타니에 따르면,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 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였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 1차전이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했을 때"라며 "미즈하라는 미팅이 끝나고 돌아가서 자세히 말해주겠다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호텔에서 기다려 그를 만났다는 오타니는 "이후 송금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라며 "나는 부채 상환에 동의하지 않았고 송금을 허가한 적도 없다"라고 했다.
오타니는 마지막으로 "솔직히 충격이라는 말이 맞는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며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여기부터는 변호사에게 맡기고 경찰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하고 싶다. 평정은 어렵다. 하지만 시즌에 맞춰 시작하고 싶다. 이것이 최선"이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사실은 지난 21일 외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미즈하라가 최근 불법 도박에 손을 댔고,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자금을 훔쳤다. 절도 금액은 최소 450만달러(약 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오타니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는 전담 통역을 맡았다.
LA 다저스는 21일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애초에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주려고 도박업자에게 직접 송금했다고 언론에 진술했다. 그러나 오타니 측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절도 피해자라고 강력 반발하자 미즈하라 역시 말을 바꿔 사건의 의혹을 키웠다.
MLB에서 선수나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할 경우 1년간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미국 연방법에 의하면 오타니가 직접 도박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사실을 알고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송금을 했다면 불법 도박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MLB 사무국도 이 문제를 주시하면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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