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수출 규제를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인식과 대응은 미흡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인식과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가장 부담이 되는 ESG 수출 규제로 '탄소국경조정제도(48.3%)'를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수출기업 20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수출기업의 ESG 규제 대응현황과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점수는 규제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 0점, 매우 잘 알고 있거나 잘 대응하는 경우 100점으로 환산해 도출했다.
국내 수출기업 205개사의 주요 ESG 수출규제 6개에 대한 인식 수준은 100점 만점에 '42점', 대응 수준은 '34점'으로 낮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규제에 대한 인식 수준의 경우 대기업은 55점인 반면, 중소기업은 40점에 그쳤다. 대응 수준도 대기업 43점, 중소기업 31점으로 차이가 났다.
기업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ESG 수출 규제로는 '탄소국경조정제도(48.3%)'가 꼽혔다. 이어 △공급망 지속가능성 실사(23.9%) △포장재법(12.2%)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및 공시기준(10.7%) 순이었다.
절반이 넘는 기업(52.7%)는 '탄소배출량 측정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투자자금 부족(41.0%)과 전문이력 부족(37.1%)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기업 81.4%는 공급망 실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해 정책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지속가능성 실사는 기업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 업체도 인권, 환경 등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준수하도록 하는 규제로, 독일에서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다.
절반이 넘는(52.7%) 기업들은 ESG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 가장 먼저 '대응계획 및 방안 수립을 위한 교육·가이드라인 제공'을 꼽았다. 이어 '금융·세제 혜택 등 비용 지원(44.9%)'과 '규제 및 법안 관련 동향정보 전달(27.8%)'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EU를 중심으로 한 ESG 수출규제가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현장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더욱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지원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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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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