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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윤석열, 국민 괴롭히는 법 집행했다" 가짜 영상, 조국혁신당 당직자가 제작했다

"영상 제작 당시엔 조국혁신당 존재하지 않았다"
조국혁신당 "우리와 무관..경찰이 선거에 개입" 주장


"저 윤석열, 국민 괴롭히는 법 집행했다" 가짜 영상, 조국혁신당 당직자가 제작했다
'양심고백 연설'이란 제목으로 조작된 윤석열 대통령 영상. 사진=틱톡 캡처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를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을 조작해 올린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 50대 남성이 현재 조국혁신당 소속 당직자로 드러났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8일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영상 제작자로 50대 남성 A씨를 특정,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지방에 거주하는 A씨 본인도 (해당 영상을) 본인이 만든 게 맞다고 시인해 압수수색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특정 정당 소속이라고 전했지만, 어느 정당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 서울청장은 “A씨는 특정 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 당직자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당을 위해 일하고 있다”라며 “다만 총선 국면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확인해줄 수 없는 정당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11월 23일 틱톡에 게시된 46초 분량의 영상이다. 지난 2022년 2월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의 TV 후보 방송 연설을 짜깁기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퍼졌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 윤석열, 국민을 괴롭히는 법을 집행해 온 사람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라고 말한다.

이에 국민의힘이 지난 2월 해당 영상을 제작·유포한 성명불상자를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편 경찰은 해당 영상을 유통한 9명도 특정, 그중 3명에 대해서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를 진행했다. 나머지 6명에 대한 조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조 청장은 제작자와 유포자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 “확인해 봐야 한다. 현재까진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MBN보도를 통해 A씨는 조국혁신당 소속으로 드러났다.

이에 조국혁신당 측은 “A씨는 현재 조국혁신당 부산시당 비상근 당직자다.
다만 윤 대통령 짜깁기 영상은 A씨가 지난해 11월 만들었고, 조국혁신당 창당은 올해 3월에 이뤄졌다”고 항변했다.

이어 “A씨가 조국혁신당 당원으로 가입한 전후로, 문제의 영상 제작자임을 밝히지 않았으므로 알 도리가 없었다”며 ‘진상을 파악한 뒤 A씨 해촉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관계를 뻔히 알고 있는 경찰이 4·10 총선에 임박해 ‘특정 정당 소속’이라고 알린 것이다”라며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경찰의 선거 개입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