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여대생 자오무푸양 사진출처=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여대생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서를 제출했지만, 지도교수 강요로 스포츠 활동에 참여했다가 사망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북동부 지린성에 있는 바이청 의학고등전문학교 1학년 자오무푸양이 지난 4월 12일 같은 과 동기들과 달리기를 하다가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학교에는 체조와 달리기 등 아침 운동을 하는 교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자오 양의 이모 왕 씨는 "조카가 지난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음을 증명하는 진단서를 대학에 제출했고, 각종 스포츠 활동에서 제외한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도교수 송 씨가 자오 양에게 달리기에 참여할 것을 강요했다고 왕 씨는 주장했다.
그는 지도교수가 지난달 초 자오 양에게 불만을 품은 뒤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왕 씨는 "지난 4월 초 송 씨가 자신의 아내에게 요리용 활어를 선물로 주어야 한다고 요구하자 자오가 쇼핑몰에서 생선을 주문했는데, 생선이 죽은 채로 배송된 것이 발단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송 씨가 자오에게 화를 냈다"며 "심지어 자오의 진단서가 가짜라 말하며 매일 달리기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건 당일에도 자오 양이 달리기 도중 쓰러지자 송 씨가 즉시 응급 구조대를 부르기는 커녕 대학 관리자에게 먼저 알렸다며 유족들은 울분을 토했다.
그런가 하면 송 씨가 쓰러진 자오 양에게 다른 학생들이 접근하지 못 하도록 말렸다는 친구의 증언도 나왔다. 현장에 있던 익명의 동기는 "우리가 제때 구출하려고 노력했다면 효과가 있었을 것 같은데, 교수가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학 측은 자오양이 심장병으로 숨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송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언행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경찰이 이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이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도교수 송 씨는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잠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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