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 노인 대화 수집기 개발… 빅데이터 구축중
안산지역서 100명 실증하며 경도인지장애 환자 찾아내
전기연구원 연구진이 안산 상록구노인복지관의 노인에게 '노인 친화형 대화 데이터 수집 기기'로 경도인지장애 조기 선별 검사를 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 청각인지 뇌기능 연구팀의 박영진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연구자들이 일상의 대화를 분석해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알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7일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안산지역에서 100명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해 현재까지 6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선별했다. 또 7명의 의상대상자를 찾아냈다. 향후에는 실증 희망자를 받아 1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박영진 박사는 "치매 조기 발견을 통해 치료시기를 1년만 앞당겨도 1인당 수천만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더 오랫동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노인 친화형 대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대화, 청각인지 뇌파, 청력 등 정보 빅데이터를 수집한 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경도인지장애 고위험 노인들을 선별 및 모니터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고위험군 선별 및 관리가 필요한 이유는 65세 이상 정상인의 치매 발생이 매년 1~2%인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10~15%이기 때문이다. 6년 장기 추적까지 간다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80%가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구진의 기술 목표는 편리함과 정확성이다. 가볍게 보청기 같은 기기를 착용하고, 신경인지기능 검사기기 앱을 설치하면 된다. 연구진은 이 앱으로 일상생활 환경에서 주로 활용되는 대화를 분석, 평균 20회 정도의 대화 정보만으로도 80% 이상의 정확성으로 퇴행성 뇌기능 저하 고위험군을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어르신들의 대화는 발음 장애로 음성 인식이 더 까다롭고, 사투리를 사용하거나, 난청으로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더 많다. 연구진은 AI 및 청각인지 디코드 기술 등을 통해 이러한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해결해 가고 있다.
실제로 연구진은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노인복지관을 포함한 지역사회 어르신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실증 중이다. 현재까지 6명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및 7명의 의심 대상자를 선별해냈다. 이어 올해 8월까지 추가로 150명의 복지관 어르신에 대한 실증을 통해 안산시 거주 노인들의 헬스케어 지원 및 기술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박영진 박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노년층의 일상생활 발화 빅데이터 구축을 통한 AI 기반 퇴행성 뇌기능 저하 평가 기술 개발' 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함께 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총 94억원이 투입된다.
박영진 박사는 "집에서 편리하게 짧은 시간 검사 참여로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 선별이 가능할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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