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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유망주 꿈 앗아간 상습 음주범, 반성문 35번 쓰고 징역 2년

축구 유망주 꿈 앗아간 상습 음주범, 반성문 35번 쓰고 징역 2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좌우),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7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진호승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뒤 뇌사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축구 유망주 진호승씨(당시 22세)를 차로 친 운전자가 상습 음주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운전자 김모 씨는 지난 2022년 9월20일 오전 2시10분께 경기 수원의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한 채 화물차를 몰다가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하던 진씨를 들이받았다.

진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뇌사상태에 빠졌다.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19%로, 면허 취소 기준(0.08%)보다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같은 해 11월 위험운전치사와 음주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김씨는 2020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지난해 3월 "김씨가 자기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씨가 재판을 받는 넉 달간 하루에서 보름 간격으로 반성문을 총 35차례 제출했는데, 재판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지난해 4월 항소장을 냈다가 이를 철회했고, 검찰도 항소하지 않아 징역 2년이 확정됐다.


한편 어릴 적부터 '제2의 손흥민'을 꿈꾸며 10년 넘게 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진씨는 고등학생 때는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에서 활동했다. 그는 졸업 후 독일에서 1년가량 유학하며 유럽축구를 배웠다.

축구 유망주였던 진씨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뒤 지난 2022년 9월24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췌장, 좌우 폐, 콩팥, 안구 등을 7명에게 기증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