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자수 지시' 등 질문은 묵묵부답
변호인 "사실관계 인정"…증거인멸 여부 답 피해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뺑소니 혐의와 음주 운전 의혹을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4.5.21/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수 김호중씨(33)가 "죄인이 무슨말이 필요하겠습니까"라며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 변호인은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했다면서도 김씨가 증거 인멸에 가담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21일 오후 10시 40분쯤 서울 강남경찰서 정문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죄송합니다.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다만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했는지', '메모리카드 증거 인멸에 가담했는지', '사고 당일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콘서트를 왜 강행했는지', '구속을 우려해 음주를 시인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이 없었다.
앞서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 대리인 측은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고 전했다.
김씨를 대리하는 조남관 변호사는 "음주운전을 포함한 사실관계를 다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마신 술의 종류, 양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렸다"며 "한 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다. 죄 시인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노여움을 좀 풀어주시고 변호인으로서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서 잘 변론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씨가 직접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했는지, 증거 인멸에 가담했는지에 대해서는 "오늘은 음주운전 혐의만 조사받았다. 추후 조사가 될 것으로 본다"며 답을 피했다. 당일 어떤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5시에 조사가 끝나고도 귀가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범행을 은폐하려 하다가 범행을 뒤늦게 인정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청 공보규칙 16조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경찰 간사의 장은 피의자 출석에 있어 사진 촬영 등 하면 안되는 것으로 돼 있고 보호조치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변호인은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하면서도 변호사법상 변호인 진실 의무에 따라 은폐하지 않고 거짓 진술을 하게 하지 않도록 취지에 충실할 것"이라면서도 "피의자가 억울하지 않게 잘 변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조사 일정은 전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김씨는 지난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하고 하루 만에 변호인을 통해 "공개 출석해 조사받고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김씨는 경찰에 비공개 출석하면서 경찰서 정문에 모인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이용해 지하주차장으로 향한 김씨는 취재진을 막아서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경찰서 안으로 진입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비공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