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들의 가해자 등 관련 정보 공개엔
"피해자와 사전 협의 없었다" 선그어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밀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열린 '피해자의 삶에서, 피해자의 눈으로,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간담회에서 김혜정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과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피해자와 피해자가족 지원을 맡았던 이미경 이사, 윤경진 여성주의상담팀 팀 매니저, 당시 피해자 최초 상담을 맡았던 김옥수 전 울산생명의전화 가정·성폭력상담소장이 참석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자매가 "많은 분이 제 일 같이 분노하고 걱정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입장을 남겼다.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 측 서면 입장문을 대독했다.
피해자 자매는 지난 1일 유튜버 '나락보관소'가 밀양 성폭력 사건 가해자 신상공개 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피해자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맞다"며 "앞으로도 유튜버의 피해자 동의·보호 없는 이름 노출,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동을 삼가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유튜버) 판슥에 관해서는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이 피해자 동생이 쓴 글이 맞다"고 밝혔다.
유튜버 '판슥'이 지난 8일 피해자의 음성과 판결문을 공개하는 영상을 올리자, 피해자의 동의 없이 영상을 올렸다는 피해자 가족 측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된 바 있다.
아울러 "가끔 죽고 싶을 때도 있고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미친 사람처럼 울 때도 있지만 이겨내 보도록 하겠다"며 "힘내라는 댓글과 응원에 조금은 힘이 났다. 혼자가 아니란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사건이 잠깐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잠깐 반짝하고 피해자에게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상담소 측 또한 피해자의 동의 없는 정보 공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혜정 상담소 소장은 "동의 없이 피해자 정보를 일방적으로 퍼뜨리고 피해자가 동의할 수 없는 내용과 방식으로 재현하는 문제는 2004년 방송사와 경찰의 문제에서, 올해 유튜버의 문제로 바뀌며 반복되고 있다"며 "성폭력 피해자의 '일상에서 평온할 권리'는 '국민의 알권리'에 우선하는 생존권"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담소는 이날 오후부터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한 모금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김 소장은 "삶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려는 피해자가 자신의 삶에 뭐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주도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안정감이 확보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부는 상담소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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