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정동장애 등 앓는 상태서
자신이 돌보던 노인 폭행 혐의
서울서부지법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자신이 돌보던 80대 여성의 머리를 청소기 쇠봉 부분으로 내리친 요양보호사가 1심에서 실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강영기 판사)은 지난달 26일 노인복지법위반,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요양보호사인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오후 4시께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피해자 B씨(85)의 주거지에서 갑자기 청소기의 쇠봉 부분으로 B씨의 머리 부위를 여러 차례 내리친 혐의를 받는다. 이로써 B씨는 두피에 열린 상처 등을 입었다.
A씨는 당시 양극성 정동장애에 따른 과대망상 조증삽화 등의 증상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거동 자체가 쉽지 않은 고령의 노인들을 책임지고 돌보는 것이 요양보호사의 업무 내용"이라며 "피고인은 이러한 책무에 반해 방어 능력이 거의 없는 피해자의 머리를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여러 차례 때려 상해를 입힌바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은 양극성 정동장애에 따른 과대망상, 조증삽화 등의 증상을 겪고 있었음에도 스스로나 가족들이 이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요양보호사 업무를 계속하던 중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의 가족들이 치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등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할 수 있는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하다"며 "피해자를 위해 300만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시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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