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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10분의 1 수준"…인력난 허덕이는 K-디스플레이

"반도체 10분의 1 수준"…인력난 허덕이는 K-디스플레이
자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파이낸셜뉴스] 중소기업과 지방 취업 기피 현상, 반도체·배터리 선호도 증가 등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16일 디스플레이산업 분야의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디스플레이 산업인력 수급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디스플레이 부족인원은 총 937명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부족률은 1.53%로 같은 기간 0.12%p 확대됐다. 특히 30인 이하의 중소기업 부족률은 전년(2.1%)보다 크게 오른 4.16%로 조사돼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및 수도권 외 지역으로의 취업 기피 현상, 국내 생산인구 수 감소 등에 더해 첨단산업 간 경쟁으로 인해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신입 채용 뿐 아니라 경력직 채용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측은 디스플레이 전공자들이 반도체·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석·박사 고급 인력의 지원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관련 교육을 이수할 전문인력 수는 최근 3년간 평균 3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배터리 산업의 경우 최근 3년간 관련 학과 및 모집정원 수가 증가했으나, 디스플레이는 증가율이 미미하고, 모집 정원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라고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전문학과 정원은 반도체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대학원의 전문학과 모집 정원 수의 경우 반도체는 2481명이었으나, 디스플레이는 250명에 불과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첨단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이 반도체에 집중돼 유사 학문을 교육하는 디스플레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는 첨단산업 간 정부의 균형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동욱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시장이 확장현실(XR), 차량용 등으로 진화하고 있고,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핵심 장비의 국산화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확장하는 등 디스플레이 산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통해 새로운 메가트렌드를 창출하기 위한 시발점에 서있다"며 "기술 종주국으로서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민간의 노력에 더해 정부의 균형 있는 인력 정책이 적기에 지원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