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대한상의와 정부·국제에너지기구(IEA)가 부산 벡스코에서 공동 개최한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으로 누진 구간 도달 전에 전력을 줄이는 에어컨, 5분이면 완충되는 수소차 충전기 등 기후산업 미래상이 부산에서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정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공동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세계 각국의 기후·에너지 분야 전문가와 기업들이 모여 최신 기술과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박람회는 무탄소에너지 글로벌 확산을 위해 '기후 기술로 열어가는 무탄소 에너지(CFE) 시대'라는 주제로 6일까지 열린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올 여름 유래없는 폭염은 지구 온난화가 끝나고 지구가 들끓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체험한 날들이라 생각한다"며 "기업은 기후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이 앞으로 10년 남았으며, 우리에게 탄소중립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경고했다"라며 "경고가 현실이 되며 기업의 노력과 각국 정부, 글로벌 기구가 변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무탄소 에너지 시대를 뒷받침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후 기술 개발에 더 많은 기업(스타트업) 참여 △인센티브 중심 시스템 개편 △에너지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 △기업·국가 간 기술 공유 등을 제시했다.
기후·에너지 분야 국내외 540여개 기업들은 6일까지 △AI를 통한 에너지 절감 기술(삼성전자) △증강현실(AR) 활용 주거솔루션(LG전자) △수소자동차 급속충전기(SK E&S)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중립 철강생산기술(포스코홀딩스) 등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세계 최신기술과 제품들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의 'AI 절약모드'를 선보였다. 누진 구간에 도달하기 전에 전력사용량을 자동으로 줄여 전력을 최대 60%까지 절감할 수 있다.
SK E&S는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수소자동차의 단점을 해결한 '수소충전기'를 선보였다. 자동차는 5분, CNG 버스는 8분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SK E&S는 2025년까지 전국에 약 4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구축·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개막식에 이어 'CFE 리더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탄소중립으로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마련됐다.
데이비드 강 블룸버그 신에너지 파이낸스 한일리서치 총괄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 투자는 계속 증가해 2023년에 1조7000억달러를 초과했다"라며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200% 이상 에너지 전환 투자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법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는 "반도체 산업은 본질적으로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비하며 사용량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탄소중립 달성 여부는 기업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무탄소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며 글로벌로 확대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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