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83만→89만·영풍정밀 3만→3.5만
MBK, 14일 끝나는데 가격 안올린다고 공언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실패했던 악몽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고려아연, 영풍정밀(고려아연 지분 1.85% 보유)에 대한 공개매수 단가를 높이면서다. MBK파트너스로서는 14일 공개매수가 끝나는 상황에서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고 공언해 고민이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11일 자사주 취득 가격을 기존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취득 주식 수는 발행주식총수 18.0%에서 20.0%로 확대됐다. 취득 예정금액은 기존 2조6635억원에서 3조2245억원으로 증가했다.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지분을 오는 14일까지 공개매수하는 MBK측에 맞서 사실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주당 83만원에 최대 18%(고려아연 15.5%)를 이달 23일까지 공개매수를 해왔다. 11일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만큼 최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측인 제리코파트너스도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단가 상승으로 최 회장 측이 사용하는 자금은 1181억원에서 137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공개매수 물량을 늘리지 않은 것에 주목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물량을 최대 25%(393만7500주)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유통물량 전체인 보통주 684만 801주(43.43%)가 공개매수 대상이다. 공개매수 단가는 3만원으로 최 회장측에 밀린다.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주주는 개인들이 많다. 개인들은 시장에서 팔고, 결국 차익거래하는 기관들이 개인들 물량 다 받을 것으로 본다. 투자수익의 차이가 벌어지면 MBK파트너스가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청약 관련 MBK파트너스측에 청약하는 것이 투자 수익차원에서 18.8% 높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MBK파트너스는 과열 경쟁 및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정은 추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 여부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의 입장이 투자자 유인책에 불과하다며, 주주가치를 생각한다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개매수를 철회해야 한다고 대응한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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