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3.2兆는 3년 당기순익 152.5%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이 고려아연에 부채 2조7000억원을 만들 것으로 봤다.
MBK파트너스는 "막대한 금액을 경영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지위 보전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며 "이 모든 일 후 회사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려아연의 주주들에게는 재무적, 수익적으로 더 나빠진 회사가 남겨진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귀중한 재원이 소모돼 회사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게 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날 고려아연은 자사주 취득 가격을 기존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취득 주식 수는 발행주식총수 18.0%에서 20.0%로 확대됐다. 취득 예정금액은 기존 2조6635억원에서 3조2245억원으로 증가했다.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 지분을 오는 14일까지 공개매수하는 MBK측에 맞서 사실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다.
그동안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주당 83만원에 최대 18%(고려아연 15.5%)를 이달 23일까지 공개매수를 해왔다. 11일은 고려아연이 이달 23일 종료되는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을 늘리지 않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만큼 최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측인 제리코파트너스도 이날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단가 상승으로 최 회장 측이 사용하는 자금은 1181억원에서 137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이 공개매수 물량을 늘리지 않은 것에 주목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물량을 최대 25%(393만7500주)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유통물량 전체인 보통주 684만 801주(43.43%)가 공개매수 대상이다. 공개매수 단가는 3만원으로 최 회장측에 밀린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대규모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14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그 청약 수량에 관계 없이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된다. 최소수량조건을 없앤 결과다. 이번 공개매수에 단 1주만 청약이 들어오더라도 공개매수는 완료되고, 영풍과의 협약에 따라 양사가 보유한 지분의 절반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게 한다.
MBK파트너스는 "더 이상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주당 83만원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와의 가격 경쟁이 더욱 촉발되면, 고려아연에게 발생하게 될 손해와 부담이 더 크게 확대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 이러한 우려를 고려아연과 각 이사진들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 이사회의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결정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245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 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다. 지난 3년 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자기자본의 33%"라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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