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맞은편 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빈손 회동'으로 끝난 가운데 자리 배치 등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회동은 전날 오후 4시 54분부터 80분간 ‘차담(茶談)’으로 진행됐다. 애초 시작 시간은 오후 4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대통령이 다른 외교 일정을 소화하느라 다소 늦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노타이 정장 차림이었다. 회동에 앞서 두 사람은 10여 분간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파인그라스)을 거닐며 담소를 나눴다. 산책엔 정 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등 일부 대통령실 참모도 함께했다.
실내에서 진행된 면담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정 실장이 참석했다. 특히 직사각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나란히 앉힌 자리 배치를 두고 "(검찰청) 취조실 같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친한계에서는 한 대표를 여당 대표로 인정하지 않고 부하 검사 대하듯 깎아내리려 했다는 지적이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대통령실이 왜 그런 사진을 올린지 모르겠다. 두 사람의 위치를 보여주겠다는 거냐"라며 "(검사실에서) 윤 대통령이 수사 중이시고 한 대표는 수사를 받고, 정 실장은 변호사로 대동된 것 같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당대표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같이 앉힌다는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25분 정도 늦게 왔는데 대표를 그냥 밖에 세워놨다”며 “(사진도) 교장 선생님이 학생을 놓고 훈시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더욱이 한국일보에 따르면 한대표 측이 면담 장소에 '원탁 테이블'을 요청했으나, 대통령실이 거절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를 통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장소에 원탁을 비치할 것을 사전에 요구했는데, 대통령실이 거절했다"며 "독대 상대가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 만나는데 원형 테이블 요청하는 것은 정부 수립이후 처음 본다"며 "대화에 테이블이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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