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사이 ‘의도적 언보싱’ 트렌드 확산
승진 대신 워라밸 선호하는 경향 높아
기업, 직원들 선호방식 따라 구조 재편해야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회사에서 승진 거부하고 실무자로 남아있으면 불이익 생길까요? 어차피 돈은 투자에서 나와서 큰 욕심 없고, 적당한 수준만 받으면서 워라밸 챙기고 일 하고 싶은데.. 잠시나마 부장 대리역할 해보니까 워라밸도 망가지고 업무 의욕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만약 연봉 인상 크게 욕심 안 부리면서 장 타이틀 거부하고 계속 다니면 어떻게 되나요? 퇴사 압박 오려나요?” (직장인 A씨, 블라인드)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에서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의도적 언보싱이란, 관리자로 승진하는 것을 최대한 늦추거나 피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들은 승진에 대한 욕심보다 워라밸에 더 관심이 많다.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성공의 지표로 여겨졌던 과거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 트렌드는 직장 생활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Z세대의 특징이 반영됐다.
"중간 관리자, 스트레스 많은 대신 보상 낮아"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승진 관련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중간 관리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9%는 ‘중간 관리자가 되면 스트레스가 많은 대신 보상은 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로버트 월터스 관계자 루시 비셋은 “원격 근무에 익숙한 Z세대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덜하다”면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기피하는 것이 나중에 고용주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은 국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잡코리아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직장인 응답자의 절반 이상(54.8%)은 임원까지 승진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가 부담스러워서’(43.6%)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임원 승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서’(20.0%), ‘임원은 워라밸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13.3%), ‘임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11.1%), ‘회사 생활을 오래 하고 싶지 않아서’(9.8%) 등으로 나타났다.
승진과 관련해서는 ‘남들과 비슷하게 하면 된다’는 의견이 50.8%로 가장 많았다. ‘승진에 크게 관심이 없다’(19.5%), ‘승진하고 싶지 않다’(3.3%)는 답변 비중도 각각 19.5%, 3.3%에 달했다.
또 업무량과 회사 생활 기간에 대해선 '남들만큼 일하는 것으로 충분하다'(55.5%), '남들만큼 다니는 것으로 충분하다'(46.5%)는 답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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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체계 재편, 팀 중심의 구조적 변화 만들어야...
요즘 직장인들은 개인적 성장과 기술을 축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하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작업 환경에 대한 유연성을 중요시한다. 직장 내에서의 갈등을 해결하고, 후배들을 관리하는 등의 의무가 오히려 부정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니 자연스럽게 승진에 대한 욕구가 약화될 수밖에. 이러한 경향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금전적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이정훈 노무법인H 노무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년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 거다"라며 "(승진 기피 문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중간 관리직의 금전적인 보상을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중간 관리자라는 직급을 없애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팀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중간 관리자가 팀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인물이라는 과거의 고정관념 대신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조직들이 중간 관리자를 포함한 직급 체계를 재편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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