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경실련 "중앙정치인 지역정치 독점...풀뿌리 민주주의 위기"

거대 양당 시‧도당 위원장 대다수 '중앙 정치인'
정당 지역 조직, 지역민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지 못해

경실련 "중앙정치인 지역정치 독점...풀뿌리 민주주의 위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경실련)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장했다. 거대 양당의 지역 조직이 중앙 정치인에 의해 독점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다. 경실련은 지역정치가 지역민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의 17개 시·도당 위원장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들 당의 시·도당 위원장 대다수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중앙 정치인인 것으로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시·도당 위원장 17명 중 16명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었다. 국민의힘의 경우 시·도당 위원장 17명 모두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이들이다.

또 위원장 선거에서 경선이 이뤄지지 않는 비(非)민주적인 절차도 발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도당 17곳 중 6곳(전체의 35.3%)에서 위원장을 단독출마로 선출했고, 국민의힘은 시·도당 17곳 중 15곳(전체의 88.2%)에서 단독출마로 위원장을 선출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정당의 지역 조직이 중앙 정치인들의 선거운동 발판으로 활용되는 이같은 현상은 곧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정당의 지역조직이 지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지역민들이 중앙당으로 진출하게끔 하는 인적 쇄신의 교두보로서 역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경실련은 이에 최근 이뤄지고 있는 지구당 복원 논의에서 정당의 지역 조직이 중앙 정치인에 의해 사당화되는 현상을 막을 방법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팀장은 "중앙 정치인이 지역 조직을 장악하는 현실에서 지구당이 부활하면 중앙 정치인의 선거 운동의 도구로 전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부활하는 지구당을 어떻게 운영할 지에 대해 경실련은 앞으로 논의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김동원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인천대 행정학과 교수)은 "지금과 같은 정당의 지역 조직 운영 현황에서 지구당을 부활하면 지역 조직이 '상의하달(윗사람의 뜻이나 명령을 아랫사람에게 전함)'의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일갈했다.

한편 지구당은 2004년 정당법이 개정되면서 폐지된 정당의 지역 조직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민생·공통 공약 추진 협의회'을 꾸리면서 정당 정치의 활성화를 근거로 지구당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