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잠수사들이 지난 8일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 침몰한 부산선적 '135금성호'(129톤급, 선망어선) 그물을 수색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금성호 침몰 사고 실종자들이 그물에 빠져들어 선체 주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10일 브리핑에서 "바닷속에 가라앉은 금성호 선체 주변에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전날 야간 수색에서 발견된 실종자 시신은 한국인 선원 갑판장 A씨(64)로, 선체 주변 해저면 92m 지점에서 해군 원격조종수중로봇(ROV)에 의해 발견됐다.
사고 당시 구조된 선원 진술 등에 따르면 조리장과 어로장 등 2명이 조리실과 조타실 등 선내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리장과 어로장이 아닌 A씨가 선체 주변에서 발견됨에 따라 나머지 실종자들도 선체 주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경은 "금성호가 고등어와 삼치 등을 잡아 우현 쪽에 그물을 모아둔 상태였고 무게에 의해 오른쪽으로 전복되면서 침몰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선체가 완전히 오른쪽으로 뒤집히면서 작업 중 갑판 위에 나와 있던 선원 대부분이 그물 속으로 빠져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망 어선에서 쓰는 그물 길이는 1.2~1.4km, 깊이는 200~250m에 달한다.
고명철 제주지방해경청 경비계장은 "선체 주변에 다른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과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에 임하고 있다"며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수색하겠다"고 말했다.
해경은 현재 해수 유동 예측 시스템 결과를 반영해 가로 51km, 세로 19km로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함선 50척과 항공기 9대를 동원해 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 다만 현지 기상 상황이 변수가 되고 있다. 현재 제주 북서쪽의 사고 해역 주변에는 간간이 비가 내리고 있고, 동풍이 초속 9~16m, 파고는 1.5~4m다.
해군의 수중 탐색 장비인 ROV는 현재 투입돼 수색을 진행하고 있지만, 선체 수색은 이날도 어려울 전망이다. 심해잠수사 4명과 작업에 필요한 크레인 바지선이 이날 낮 12시20분께 도착했고, 11일 심해잠수사 6명이 추가로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기상악화로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km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중 한국인 3명이 숨졌다.
현재까지 11명(한국인 9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실종 상태다.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금성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지난 9일 사고 해역 인근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한 해경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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