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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트럼프의 FBI 국장 교체에 "바이든은 안 그랬다"

美 백악관 설리번 보좌관, 트럼프의 FBI 국장 교체 예고 비난
바이든은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임명한 FBI 국장 쫒아내지 않아

美 백악관, 트럼프의 FBI 국장 교체에 "바이든은 안 그랬다"
지난 7월 24일 미국 워싱턴DC 하원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가운데)이 같은달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한 청문회 증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연방수사국(FBI) 국장 교체 예고와 관련해 우회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바이든 정부 관계자는 자신들이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임명된 FBI 국장을 해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FBI 국장은 10년 임기로 임명된다"고 강조했다. 설리번은 "크리스토퍼 레이 현 FBI 국장은 사실 도널드 트럼프가 임명한 인물"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를 해고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차기 FBI 국장으로 캐시 파텔을 지명했다. FBI 국장의 임기는 최대 10년이며 지난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발탁된 레이는 현재 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트럼프의 파텔 지명은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레이가 해임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설리번은 바이든이 "레이가 FBI 국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신뢰했고, 임기를 채울 수 있도록 했다"라며 "그게 우리의 접근법이다. 우리는 FBI가 정치와 분리된 독립적인 기관으로 남게 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설리번은 레이가 "자신의 업무를 매우 잘 수행했다"라며 바이든이 전임 정부의 FBI 국장 임기를 유지하면서 "초당파적 전통을 고수했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7년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이 자신에 대한 충성 맹세를 거부하자 임기가 남은 코미를 해임했다. 코미는 같은 해 트럼프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된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코미의 뒤를 이은 레이는 지난 2022년에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의 플로리다주 자택을 수색하는 바람에 트럼프의 눈 밖에 났다고 알려졌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의회 증언으로 트럼프 진영의 반발을 샀으며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레이를 향해 "부패한 민주당과 협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기 정부의 FBI 국장으로 지명된 파텔은 인도계 이민자 2세로 태어난 법조인이며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FBI의 수사를 집중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국가정보국(DNI) 부국장,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테러 선임 국장 등 안보 분야 요직을 맡았다. 파텔은 2020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크리스토퍼 밀러 당시 국방장관 대행의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조 바이든 정부에 대한 업무 이양을 방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우파 팟캐스트 '워룸'에 출연해 2020년 미국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면 바이든의 승리를 도운 언론인 등을 추적한다고 예고했다. 파텔은 설리번을 ‘부패 행위자’로 지목하며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