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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동 학폭하고 '쓰레기' 등급 매겨..가해학생 부모 "아무것도 아닌 일" 맞고소

장애 아동 학폭하고 '쓰레기' 등급 매겨..가해학생 부모 "아무것도 아닌 일" 맞고소
B군이 C군에게 당했다는 학교 폭력 내용을 그림으로 그린 모습/사진=JTBC 사건반장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한 초등학교 3학년이 동급생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유명 무용수로 알려진 가해 부모 측은 되레 맞학폭으로 신고한 상태다.

지난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시각장애가 있는 아들 B군이 동급생 C군에게 4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군은 생후 6개월 때 양쪽 눈 모두 무홍채증 진단을 받았다. 5세 때는 합병증으로 오른쪽 눈에 녹내장 수술을 받았다.

B군은 시각장애 통합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A씨는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항상 칭찬을 받는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B군이 3학년이 되면서부터 거짓말을 하고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자다가 소변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A씨는 "무슨 일이 있었냐" 물었지만 B군은 말이 없었다. A씨는 "의심 가는 친구가 있었지만 아들이 먼저 말해주기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20일쯤 같은 반 학부모로부터 학교폭력 사실을 전해 들었다. A씨는 "불현듯 아들이 얼마 전 ‘학교에서 훈련이라는 걸 한다’라고 말한 사실이 생각났다"라며 "아들이 말한 ‘훈련’은 사실은 학교 폭력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B군에게 ‘훈련’을 시킨 아이는 지난해 전학 온 C군"이라며 "(C군이) 쉬는 시간마다 벽에다 세워 놓고 손을 들라고 한 다음 ‘뱃살 빼고 싶냐?’, ‘버티는 거야’라면서 배를 세게 쳤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명 의자 같은 걸 시키고 아래에다가 연필을 최대치로 깎아서 뾰족하게 손으로 받치고 있으면서 컴퍼스나 이런 걸 이용했다고 한다.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고, 우는데 앞에서 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군은) 다리 찢기, 팔굽혀 펴기도 시켰다고 한다. 하기 싫다고 하면 절교하겠다고 해서 얘기를 못 한 상황 같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C군은 같은 반 친구들에게 등급을 매겼는데, B군에겐 가장 낮은 ‘쓰레기 등급’을 부여한 뒤 반 아이들에게 말하고 다녔다고 A씨는 주장했다.

피해 아동은 또 있었다. 같은 반의 다른 피해 아동들은 각자 부모에게 “(가해 아동은) 감옥에 가야 한다. 온몸을 주먹과 발로 심하게 때렸다”, “반에서 C군이 제일 세다”라며 피해 사실을 전했다.

A씨는 C군을 신체적, 정신적 폭력 및 가혹행위와 협박 등으로 학교 측에 신고했다. 사건은 교육청으로 이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여름부터 수개월째 괴롭힘이 이어졌다.
자녀가 일주일에 2~3번씩 코피를 쏟는 등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가해자의 지역 이동과 전학 처분을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명 무용수인 C군의 부모는 사건반장에 “학폭이라고 얘기하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며 “(C군은) B군과 단짝 친구였는데, 아들이 지금 굉장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B군을 맞학폭으로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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