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상징인 '할리우드 사인'에 불이 붙었다며 SNS에 올라온 가짜사진. /사진=엑스(X) 캡처
[파이낸셜뉴스] 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사흘 째 계속되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크(SNS)에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까지 더해지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불타는 LA' 혼란 가중시키는 가짜뉴스
옛 트위터인 엑스(X)에 9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사인'에 진짜 불이 붙었다"는 글과 함께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은 빠르게 공유됐다. 현재 조회수만 1만7000건을 넘었다. 또 다른 X계정으로는 '할리우드 사인'이 있는 곳에 화재가 발생한 영상이 올라왔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할리우드 사인은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산맥 리산에 설치된 간판이다.
LA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할리우드 사인에 불붙은 사진은 모두 인공지능(AI) 모델을 사용해 만든 가짜였다. 사진 하단에도 가짜임을 알려주는 생성형 AI챗봇인 'Grok' 워터마크가 있었다.
LA소방국에 따르면 현재 화재 지역은 할리우드 사인에서 최소 3마일(약 5㎞) 떨어져 있다. 소방국이 작성한 화재 지도만 봐도 화재 지역과 할리우드 사인 간 거리가 있다.
LA의 상징인 '할리우드 사인'에 불이 붙었다며 SNS에 올라온 가짜사진. /사진=엑스(X) 캡처
"우크라에 장비 지원해서 화재 진압 못했다" 머스크·트럼프 주니어도 공유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한 트럼프 주니어, 머스크 등 공유
LA소방당국이 화재를 키웠다는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다.
미국 기업가 존 르페브르는 자신의 X계정에 "캘리포니아 화재가 진화되지 않은 건 지역 소방서가 우크라이나에 소방 장비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자금 세탁"이라 부르거나 "납세자들의 돈이 왜 여기(우크라이나)에 쓰이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 온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해당 게시글을 공유했다.
미국의 기업가 존 르페브르가 X계정에 올린 "캘리포니아 화재가 진화되지 않은 건 지역 소방서가 우크라이나에 소방 장비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게시글. /사진=엑스(X) 캡처
LA소방국은 해당 게시물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입장을 밝혔다.
실제 일부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보내기는 했지만, 이는 3년 전인 2022년의 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없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게 LA소방국의 설명이다.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건 극심한 가뭄, 강풍 등 자연적 요인 때문이며 광범위한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원인은 장비가 아닌 소방관 수 부족을 꼽기도 했다.
르페브르가 올린 게시글에 '잉여'라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실제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소방 장비는 최신형으로 교체된 구형 장비거나 수명이 끝난 장비라는 주장도 나왔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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