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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4분' 되풀이 막는다... 국토부 "보조전력장치 설치 검토"

국회 국토교통위 여객기 참사 현안보고
주종완 실장 "전문가들과 기술적 검토"
구형 기종 설치하려면 기체 개량 필요
박상우 장관 "조사 결과 투명하게 공개"

'사라진 4분' 되풀이 막는다... 국토부 "보조전력장치 설치 검토"
8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상공에 새 떼가 날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토부가 무안국제공항 추락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와 동일한 기종에 블랙박스용 보조전력장치(RIPS)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기종은 추락 4분 전부터 블랙박스 기록이 저장되지 않았다. 보조배터리 장착이 2018년도부터 의무화됐는데, 이 기종은 2017년도에 도입됐기 때문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14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12·29 여객기 참사 관련 현안보고'에서 동일 기체에 RIPS 장착을 할 것이냐는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전문가들과 기술적 검토에 곧 착수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국토부는 사고 항공기인 보잉 737-800 기종을 운영하는 6개 국적사 101대에 대한 특별 점검을 벌여 이 중 45대만 RIPS가 설치됐고 56대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RIPS는 가동력이 정지되거나 동력 손실 시에도 음성기록장치(CVR)에 10분(±1분) 간의 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장치다. 국제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및 국토부 고시인 '고정익항공기를 위한 운항기술 기준'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개별감항증명을 발급받은 항공기는 모두 설치 대상이다.

구형 기종에 RIPS를 설치하려면 기체 개량 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기체는 2009년 제작돼 해당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예를 들어 항공기 회로 같은 게 복잡해서 처음부터 설계가 돼 나오면 별문제 없지만 뒤에 보조배터리를 다는 게 오히려 기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기술적으로 검토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토부 입장은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은 확실히 고치자는 각오"라며 "그 시발점은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누구나 동의하는 사고 조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고의 각 단계마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생각"이라며 "그러면 그 정보를 (조종사노조 등) 그런 분을 비롯해 여러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인 유가족도 전문가의 직·간접적 조력을 받아 의견을 조정할 수 있도록 그 장치를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국제 기준과 절차에 어긋나지 않게 잘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