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구원, 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 제작, 공정 기술 세계 최초 개발
사파이어 식각율의 1.13%, 이트리아 8.25% 수준… 오염입자 적고 내구성 높아져
한국재료연구원 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 박사팀이 부산대 이정우 교수팀과 함께 개발한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 재료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재료연구원(KIMS) 나노재료연구본부 마호진 박사팀이 부산대 이정우 교수팀과 함께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 제작과 공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식각장비 내부 부품의 수명을 늘리고 오염 입자를 줄인다.
세라믹은 반도체 식각장비 내부 소재에서 90% 이상을 차지한다. 세라믹이 쓰이는 이유는 다른 소재보다 플라즈마를 견디는 힘이 높기 때문이다. 배가 바닷물과 부딪혀 녹슬 듯 식각공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플라즈마가 장비 내부 부품과 지속적으로 반응해 부식과 오염을 발생시킨다. 반도체의 고집적화로 인해 점점 가혹한 환경에서 식각 공정이 진행됨에 따라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세라믹 부품 교체 빈도가 잦아지고 반도체 불량률을 높아진다.
연구진은 새로운 고엔트로피 세라믹 조성을 설계하고, 밀도가 높은 고체 상태의 재료를 만드는 소결 공정 기술을 통해 99.9% 밀도의 투명한 세라믹을 개발했다. 또,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구성하는 원소의 결정구조 변화를 확인하고 기공을 제어하는 기술로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투과할 수 있는 투명 세라믹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고엔트로피 투명 세라믹은 사파이어와 비교했을 때 1.13% 수준으로 식각율이 매우 낮다.
반도체 공정에서 식각율이 낮은 소재는 오염 입자가 적고 내구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플라즈마 저항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이트리아'에 비교했을 때는 8.2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식각율이 낮아 뛰어난 내구성을 가졌다.
마호진 박사는 "반도체 공정 중 플라즈마 식각 공정은 미국과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서 대외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성과는 지금까지 연구된 적 없는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내플라즈마성 소재를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대표적 사례임과 동시에, 소재 자립화를 통해 부품 국산화를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투명한 내플라즈마성 고엔트로피 세라믹을 세라믹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 높은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세라믹스(Journal of Advanced Ceramic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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