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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발전 앞당겨지나… 시뮬레이션 속도가 1000배 빨라졌다

UNIST, 딥러닝 기반 AI 모델 'FPL-net' 개발
플라즈마 상태 빠르게 예측해도 오차 0.001%

핵융합발전 앞당겨지나… 시뮬레이션 속도가 1000배 빨라졌다
태양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는 모습을 한국천문연구원의 우주위험감시센터가 24시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자력공학과 이지민·윤의성 교수팀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시뮬레이션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AI 모델 'FPL-net'은 핵융합로 안의 플라즈마 상태를 기존보다 1000배 빠르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으며, 빠른 결과를 얻어냄에도 불구하고 예측 오차가 0.001%에 불과해 높은 정확도를 가졌다.

핵융합 발전, 일명 '인공태양' 기술에서는 발전기 내부를 실제 태양과 같은 고온 플라즈마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플라즈마는 물질이 음전하를 띤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 입자로 분리된 상태로, 이 상태에서 입자 간 충돌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안정적인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플라즈마 상태는 수학적 모델로 나타내는데 그중 하나가 '포커-플랑크-란다우 방정식(FPL)'이다. 이 방정식'은 양과 음의 전하 입자 간 충돌, 즉 쿨롱 충돌을 예측한다. 원래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해답을 점진적으로 구해나가는 반복법이 쓰여 계산량이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구진이 개발한 AI 모델은 기존에 쓰이는 반복법과 달리 한 번에 방정식의 해를 구할 수 있다.

핵융합발전 앞당겨지나… 시뮬레이션 속도가 1000배 빨라졌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보유힌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정확도는 유지하면서도 GPU를 활용한 딥러닝으로 CPU를 사용하던 기존 코드에 비해 계산 시간을 1000배 단축했다"며, "핵융합로 전 영역을 시뮬레이션하는 난류 해석 코드나 플라즈마를 가두는 핵융합로 특수 구조물인 토카막을 컴퓨터의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연구는 전자 플라즈마에 한정돼, 응용을 위해서는 불순물이 포함된 다종입자들의 복잡한 플라즈마 환경으로 확장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AI 모델을 국제학술지인 '계산물리학저널(Journal of Computational Physic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