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공격 받은 이진 연구관, 서울 출생
헌재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 가짜뉴스 확산
헌재 "자료 수집… 경찰수사 의뢰 논의 중"
/사진=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한국 사람은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진은 'jin', 중은 'jung'나 'joong'를 쓴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한국 이름의 영문 표기가 이상하다며 이진(jean lee), 배중화(bae chunghwa), 오훤(oue hwon) 등을 거론했다. 모두 헌법재판소 소속 헌법연구관의 이름이다.
최근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엔 "생경하게 느껴지는 이름이 있다"는 식으로 헌법연구관 중 '화교'나 '중국인'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도 헌법연구관의 출신 배경을 밝히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헌재 공보관인 이진 연구관의 경우 "브리핑에서 발음이 샜다"는 점 등을 트집 잡아 '중국인'이라 규정했다. 이 공보관은 서울 출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윤석열 대통령 측이 문형배 헌법재판관에게 편파적 재판 진행을 항의하는 과정에서 의혹의 커졌다.
문 재판관이 "TF(태스크포스)에서 다 올라온 거고 이 대본에 대해서 (재판관) 여덟 분이 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대본' 작성자에 관심이 쏠렸다.
문 재판관이 언급한 TF는 헌법재판소장의 명을 받아 사건의 심리와 심판에 관해 조사 또는 연구하는 특정직국가공무원 헌법연구관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소문을 확산시키는 데 한몫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논평에서 "헌법연구관들의 경력과 배경,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다.
나경원 의원은 아예 헌재 등이 공무원을 뽑을 때 국적 검증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며 나섰다.
나 의원은 "헌재 소속 연구관 등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특별히 요구되는 자리다. 대한민국 국적자만 임용돼야 한다"며 "외국 국적자가 업무를 하면 편향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헌재는 이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브리핑에서 "헌법연구관에 대한 가짜뉴스나 악성 댓글, 영상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증거 수집 중이고 경찰 수사를 의뢰할지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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