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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잡아오면 보상금 드립니다"..뎅기열 급증에 보상금 내건 '이 나라'

"모기 잡아오면 보상금 드립니다"..뎅기열 급증에 보상금 내건 '이 나라'
19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 서부 만달루용의 한 마을에서 이곳 주민이 모기 유충 45마리를 잡아 포상금으로 받은 9페소를 보여주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해 누구든 모기를 잡아 오는 사람에게 모기나 유충의 생사에 상관없이 5마리당 1페소(한화 약 25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마을 이장은 학생 2명이 뎅기열로 사망하자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뎅기열 발병이 급증하자 필리핀의 한 지자체가 모기를 잡아오는 주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인근의 만달루용시의 애디션 힐스 마을 최근 뎅기열 발병이 급증하자 오는 21일부터 모기나 유충을 포획하면 현금으로 보상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인구 10만명의 애디션 힐스에서 올해 42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으며, 어린 학생 2명이 숨지자 뎅기열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에 생존 여부의 상관없이 모기나 모기 유충 5마리당 1필리핀 페소(약 25원)가 지급될 예정이며, 수집된 모기는 자외선을 이용해 박멸하기로 했다.

보상금 지급이 시작된 이후 21명이 마을 사무소에서 보상금을 받아 갔으며, 총 700마리의 모기와 유충이 수집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람들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 모기를 번식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상금 지급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마을 지도자 세르날은 뎅기열 발생이 줄어들면 보상금 지급을 즉각 중단할 것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필리핀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올 들어 2월1일까지 최소 2만8234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급증한 수치다.

뎅기열은 뎅기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되는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뎅기열에 걸리면 관절통, 메스꺼움, 구토, 발진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하면 호흡 곤란, 출혈, 장기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지만, 체액 수치 유지를 위한 치료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보건 당국은 뎅기열 감염이 증가했지만 치사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뎅기열 발병이 급증한 이유로는 기후 변화가 건기의 폭우에 영향을 미치면서 간헐적 폭우로 물웅덩이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기 잡아오면 보상금 드립니다"..뎅기열 급증에 보상금 내건 '이 나라'
필리핀 마닐라 서부 만달루용의 한 마을에서 카를리토 세르날(가운데) 이장이 주민이 잡아 온 모기 유충이 담긴 용기를 채에 붓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해 누구든 모기를 잡아 오는 사람에게 모기나 유충의 생사에 상관없이 5마리당 1페소(한화 약 25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마을 이장은 학생 2명이 뎅기열로 사망하자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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