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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콘크리트 숲'에서 '진짜 숲'으로...17억 투입해 확 바꾼다

서울시, 서울광장 20년 만에 손보기로
그늘 조성해 여름철 시민 쉼터 기능 강화
4일부터 기본작업 착수…4월 말까지 공사완료

서울광장 '콘크리트 숲'에서 '진짜 숲'으로...17억 투입해 확 바꾼다
10일 오후 서울광장에 설치된 스케이트장이 철거되고 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지난 해 12월 20일 개장 후 52일간 운영됐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는 4월 말 서울광장에 '숲'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2004년에 조성한 현 서울광장을 20년 만에 손보기로 결정했다. 잔디뿐이던 광장에 나무데크를 설치하고, 나무도 심어 시민이 보다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광장숲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광장의 잔디를 개선해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나무를 심어 그늘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시가 서울광장을 개선하고 나선 건 2004년 이후 약 20년 만이다.

이번 서울광장숲 조성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 서울광장은 한지형 잔디(양잔디)로 이뤄졌는데, 한지형 잔디는 쉽게 훼손되고 관리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동안 시는 잔디 관리에만 한해 1억3000만원 가량의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조성할 서울광장에는 이른바 '한국형 잔디'라 불리는 난지형 잔디를 식재한다. 난지형 잔디는 여름철 고온에 강하고, 한지형 잔디 가격의 3분의 1정도로 저렴하다. 뿌리가 깊어 겉이 훼손돼도 다시 자라기 쉽다. 기후만 잘 맞는다면 매년 보충해 심을 필요가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광장 바닥에는 나무데크를 설치한다. 구상 초기에는 목재 대신 돌을 심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돌은 여름철 복사열이 강해 제외했다. 반면 목재는 방부처리하면 반영구적인 데다가, 탄소 저장에도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는 60㎝의 잔디 부분과 48㎝ 천연 목재를 교차해 패턴을 만들 계획이다. 데크 사이사이에 잔디가 드러나게 된다. 잔디와 데크는 높이 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평으로 만든다. 광장 한편에는 약 4m 폭의 데크 길을 만들어 보행양자의 이동 편의도 증진한다.

광장 가장자리에는 나무를 심는다. 현 광장은 그늘과 앉을 자리가 없어 여름철 시민이 휴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시는 느티나무 12그루를 심어 그늘을 만들고, 그늘목에 플랜터를 설치해 앉을 공간을 만든다.

서울시는 당장 이날부터 광장숲 조성을 위한 기본 작업에 착수한다. 겨우내 사용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지난주 철거를 완료해 이날부터 죽은 잔디와 흙, 폐기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시작한다. 광장숲 공사를 맡을 사업자 선정 절차는 이미 진행 중으로, 이번주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사는 배수시설을 설치하고 자갈층과 모래층을 쌓은 뒤 흙을 올리고 잔디와 데크, 그늘목을 조성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시는 오는 5월부터 서울광장에 행사가 줄줄이 예약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4월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공사에는 약 1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두 달 안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숲 조성이 완료되면 시민들이 휴식하기 좋고, 광장 행사를 진행하기도 더욱 편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