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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직결 공항에 '낙하산'이라니"... 노조연맹, 반대 기자회견

"안전 직결 공항에 '낙하산'이라니"... 노조연맹, 반대 기자회견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네번째)과 인천국제공항노동조합연맹이 5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 보안 자회사 낙하산 사징 임명 추진을 비판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노동조합연맹 제공

[파이낸셜뉴스] 12.29 제주항공 참사와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 등 항공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인천공항 보안 자회사에 낙하산 사장 임명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자회사 노동조합은 '낙하산' 사장 임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정국 속 첨예한 대치를 하고 있는 여야도 낙하산 임명을 두고 날을 세웠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자회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인천국제공항노동조합연맹은 5일 국회소통관에서 비전문가의 낙하산 사장 임명 추진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제주항공 참사, 부산에어 화재, 진에어 기체 결함 등 항공업계에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항공 보안과 안전 관리에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공인수 인천국제공항보안노동조합 위원장은 "항공 보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여객의 불안을 더욱 증대시킬 것"이라며 "정부의 이러한 결정이 결국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천공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항의 보안은 국민 안전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실제 2023년 한 승객이 반입한 실탄 사건과 보안구역에서 칼이 발견된 사건은 인천공항의 보안 시스템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었던 김경욱 전 사장은 보안사고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인사의 인천국제공항보안 사장 내정설이 보도됐다"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탄핵이라는 엄중한 시국에, 내 사람만 챙기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무책임한 인사 참사"라고 비판했다.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인 인천공항에너지 관리본부장(상임이사)에 대통령실 행정관 A씨,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 사장에는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인 B씨가 각각 내정됐다는 설이 돌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보안은 지난해 11월부터 사장이 공석이었으나.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B씨가 내정되자 곧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검색통합노동조합 공민천 위원장은 "최근 공항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사고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결여된 인사가 보안 시스템을 운영할 경우 여객의 생명과 안전에 어떤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항공 보안은 단순한 절차 이상의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돼, 각 단계에서의 세심한 검토와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공항 여객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 자회사에 공항 경험이 전무한 낙하산 사장이 임명되면 비상상황에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하고, 결국 국민의 안전을 더욱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탄핵정국 속 민주당과 첨예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도 앞서 지난 4일 이른바 '공항공사 낙하산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감사직을 제외한 임원을 추천하는 경우 해당 분야에서 5년 이상 전문적인 업무 경험이 있는 경력자를 추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전국 민간 공항을 관리하는 자리에 임명돼 대형 사고가 발생하는 일을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보안검색노동자들은 "인천국제공항보안주식회사의 항공 비전문가 낙하산 사장 임명을 즉각 철회할 것"이라며 "인천공항의 1만여 모든 노동자와 함께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고 끝까지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겠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