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해양동물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등 바다에 떠다니는 해양쓰레기가 생물 다양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최근 해양 국제학술지 ‘Marine pollution bulletin’ 2월호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한 해양생물 얽힘 피해’ 논문을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바다에 폐기된 자망에 얽힌 바다오리를 다이버가 구조하고 있는 모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이번 연구는 KIOST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공동연구팀이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한국 연안 전역의 야생동물 구조치료센터에서 수집한 20년간의 피해 자료 등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연안에서 바닷새류, 바다거북류, 어류 등 동물 77종에서 낚싯줄, 바늘, 폐어구 등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428건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쓰레기 유형과 재질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물 분류군, 서식지, 섭식 전략에 따른 피해 양상을 분석했다. 통계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고 국제자연보전연맹에 등재된 멸종위기종과 국내 해양보호 생물에 대한 위험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건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에 많은 피해를 봤으며, 바다거북 등 수중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종은 폐어구 얽힘 피해를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본 생물 가운데 13%(10종·44건)는 푸른바다거북, 세가락갈매기 등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멸종우려종에 이름을 올린 동물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홍선욱 오션 대표는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가 생물 다양성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위협을 보여준 결과”라며 “그간 수집해 온 자료를 제공해 준 야생동물 구조치료센터와 시민단체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지구적인 환경 이슈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특히 이번 연구 결과가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 결정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간 한국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사례. 자료=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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