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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대신·하나' 3형제, 1.5兆 NPL 매입 [fn마켓워치]

낙찰 물량의 90.2%..홈플러스 최악시 하반기 물량 부담 커질 듯


2025년 1·4분기 은행권 NPL 인수현황
(억원, 채권원금 OPB 기준)
투자사 규모
유암코 6512
대신F&I 4538
하나F&I 3984
키움F&I 1058
우리금융F&I 565
유찰 559

[파이낸셜뉴스] 유암코(연합자산관리), 대신F&I, 하나F&I가 올해 1조5000억원이 넘는 NPL(부실채권)을 매입했다. 낙찰 물량의 90.2%에 해당하는 규모다.

NPL 전업사들은 NPL 투자 엑시트(회수)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한다. 최근 엑시트 시점이 밀리면서 투자재원이 부족해졌지만 물량이 늘어나며 부담이 증가했다. 홈플러스 법정관리(기업회생) 사태가 최악으로 번지면 하반기 NPL 물량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다르면 올해 1·4분기 은행권 NPL 매각 입찰에서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NPL 전업사들은 유암코 6512억원, 대신F&I 4538억원, 하나F&I 3984억원 등 총 1조5034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이어 키움F&I 1058억원, 우리금융F&I 565억원 순으로 매입했다.

유암코, 대신F&I, 하나F&I는 NPL 투자자 중 전통강호로 불리는 하우스다. 이들 투자자의 NPL 편중 매입은 NPL에 투자하기 위한 유동성이 여유롭지 않은 것과 관계 깊다.

IB 업계 관계자는 "2024년에 NPL 매각 매입 물량이 많아 2025년에는 투자 여력이 정해져있다. 투자 회수를 잘해야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데 최근 법원 경매 건수가 폭증해 경매계에서 경매 순번을 얻기가 어렵다. 기존 대비 2~3개월 지연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사 계열 NPL 전업사들이 바젤3 규제에 맞춰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나선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F&I는 수익성 위주로 투자 의사결정을 하고, 기존 투자분은 엑시트에 중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OPB 대비 입찰가율도 떨어지고 있다. 올해 1·4분기에는 70~80%대를 기록했는데 2023년까지 100%를 넘어서는 사례가 나온것과 사뭇다르다.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NPL 전업사들이 써내는 가격 레벨도 낮아졌다.

마스턴투자운용의 안성 냉동창고 NPL 관련 우리은행은 MRP(최저입찰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유찰시켰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OPB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 제시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국민은행 D풀의 용인 임야로 추정되는 장기잔존채권은 입찰가율이 10.1%에 불과했다.

올해 1·4분기 실제 NPL 매각 물량은 1조665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835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유찰 물량 559억원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 물량은 1조7216억원으로 물량 공급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태의 확산이 투자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NPL 물량이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 선순위대출 메리츠금융그룹, MBK파트너스의 이자보증을 받는 하나증권 투자분은 당장 NPL화가 어렵겠지만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자산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은 이같은 홈플러스발 리스크(위험)에 대비해 올해 상반기까지 NPL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한 올해 NPL 매각물량은 8조원이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