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 참가자들이 HD현대 부스에서 한국형 구축함(KDDX) 등 차세대 함정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1년 가까이 사업이 지연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연기됐다.
방위사업청은 17일 오후 2시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8조원 규모의 KDDX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회의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방사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안건 내용과 분과위 의사결정 결과는 방위사업법 제6조 청렴 서약제도에 따라 방추위 최종 의결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수의계약 필요 사유, 공동 개발 방안 등을 더 검토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열린 분과위는 논란이 많았던 KDDX 사업 방식 결정을 위한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선도함을 최종 수주하는 업체는 해외 수주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KDDX 사업은 △개념 설계 △기본 설계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 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 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관례상으로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 방식이 정해지면 기본 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하다. 반면, 경쟁입찰로 진행되면 보안 감점이 없는 한화오션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이 최근 이례적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서신을 보내 해군 함정의 적기 전력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려를 표명한 점을 근거로, 이날 분과위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일각에서는 선도함 1척을 제외한 후속함 5척을 1, 2순위 업체에게 각각 3·2척씩 배분하는 공동 개발 및 종합발주 방식도 거론됐다.
이날 심의에선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 개발 등 지금까지 언급된 모든 방안이 논의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오는 4월 2일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전 추가로 분과위를 열고 사업 방향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분과위에서 안건이 심의 완료되면 방추위에서 최종 사업자가 선정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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