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정책연구소 부소장. 사진=뉴시스
고든 창 미국 시사평론가가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주최 세종국가전략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사진=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서 새 정권이 들어서는 수순을 밟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입장에서 한국은 혼란의 연속이다. 예상에도 없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 이어 새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트럼프 정부는 출범한 지 반년이 돼서야 한국의 정상정부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조기 퇴장과 권력공백기, 새로운 정권까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이날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미 정부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더욱 궁금증을 일으킨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단초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전날 한국에 남긴 발언들이다.
먼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최측근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전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주최 세종국가전략포럼에 참석해 “한국의 차기 지도자가 누가 되든 한미관계는 계속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한국이 안정을 되찾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의 견제와 탄핵소추에 시달렸다는 점을 들어 윤 대통령에 대한 공감을 표하며 “트럼프 정부에서 만난 사람들한테 느낀 건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권교체 수순을 밟더라도 한미동맹은 굳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전체 역사를 고려할 때 지금의 일은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며 “차기 대통령이 누구든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알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지도자가 누구든 한미동맹은 지속된다는 건 외교당국 차원의 원론적인 입장에 가깝다. 헌재 선고가 나기 전 발언인 만큼 향후 한미관계를 위해선 최선의 발언이다.
반면 같은 자리에서 보다 노골적으로 의도를 담은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고든 창 미국 시사평론가이다.
창 평론가는 포럼에 화상으로 참여해 “한국에 두 달 안에 좌익정권이 들어오면 한미동맹이 어려워진다”며 “민주당은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이 대표도 미국에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해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창 평론가는 미국 내에서도 여러 차례 윤 대통령 직무복귀 필요성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온 바 있다. 조기 대선에 돌입하면 이 대표가 차기대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에서 주장을 편 것이다.
다만 창 평론가의 시각을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도 공유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윤 대통령 탄핵정국과 관련해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한 적이 없어서다.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전화통화 등 직접적인 교류도 없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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