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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 HMM 그린 HMM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7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권이 17일 행사된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마지막 영구채 물량이다. 이들은 배임이슈에서 자유롭기 위해 전환권 행사에 상호 협의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이날 HMM에 대한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에 나선다. 2020년 4월에 발행한 30년 만기 영구채인 '제197회 전환사채'가 대상이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각각 절반씩 총 7200억원에 인수한 물량이다. 이들은 HMM으로부터 전환사채를 조기에 상환하겠다는 의사를 받은 후 전환권 행사를 결정했다.
안병길 해양진흥공사 사장도 최근 "내부적으로 검토해 전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예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전환권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HMM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에 전환사채 상환을 통보했고, 이들이 전환권을 사용하겠다고 통보하면 한국거래소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의 고위관계자도 "주식 전환을 하지 않으면 선관주의 위반이 된다. 주당 5000원에 전환권이 있는데 16일 종가 1만9440원인 것을 고려해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전환에 따라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은 67.06%에서 71.69%(산업은행 36.02%, 해양진흥공사 35.67%)까지 높아진다. 16일 종가기준 12조2786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앞서 HMM은 투자계약에 따라 발동된 조기상환청구권에 따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를 대상으로 오는 21일에 발동되는 ‘스텝업’(Step up) 조항 한 달전에 상환여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텝업이란 채권 발행 이후 일정 기한이 경과하면 금리가 가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전환사채는 발행일로부터 5년 동안은 이자율이 연 3%지만, 6년째에 접어들면 3%포인트가 더해져 6%가 된다. 7년차부턴 매년 0.25%p씩 추가돼 최고 1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영구채의 주식 전환으로 HMM 자사주 매입 계획이 구체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HMM은 2024년 말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지만 시기와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다. 산업은행 보유분을 연내 2조원 규모로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HMM 매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림그룹으로 매각이 불발된 것 관련 잔여 전환사채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당시 하림그룹이 57.9%를 인수해도 영구채를 주식전환하면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의 지분율은 0%에서 32.8%로 높아지는 구조였다.
하림그룹은 당시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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