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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이 안됐네” 정치성향 다르다고 친정까지 무시한 남편, 이혼 가능한가요 [헤어질 결심]

“가정교육이 안됐네” 정치성향 다르다고 친정까지 무시한 남편, 이혼 가능한가요 [헤어질 결심]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파이낸셜뉴스]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으로 고통 받는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러나 정치적 성향보다 더 큰 문제는 한쪽의 일방적인 강요와 폭력적인 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편향 유튜브에 빠진 남편... 아내에게 일방적 강요

지난 23일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채널에는 남편과 정치적 성향이 달라 너무 힘들다는 제보자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결혼 8년 차를 맞은 30대 후반 A씨는 40대 초중반 남편과 연애 끝에 결혼했으나, 결혼 초까지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단 한 번도 깊이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표할 때 누구를 뽑는지, 누구한테 관심이 있는지조차 얘기를 나눈 적이 없던 부부 사이에 ‘정치’가 문제가 된 건 최근 1~2년 새다. 정치적 이슈에 깊이 빠져든 남편이 집에서도 편향적인 정치 유튜브만 보면서 부부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A씨는 "남편이 정치색이 엄청 강한 유튜브 채널 중 하나를 보기 시작하더니 완전히 그쪽에 매몰됐다. 혼자 그 영상을 보는 게 아니라 퇴근하고 집에 오면 계속 틀어놓고 커뮤니티로 관련 글까지 찾아본다"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혼자 빠져드는데 그치지 않고, 드라마나 예능을 보는 A씨에게도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없으니까 우리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인 거야. 당신도 빨리 봐라”라며 정치 유튜브 영상 시청을 강요했다는 점이다. A씨는 "처음 한두 번은 보여주니까 봤는데, 사실 전 남편과 반대쪽 성향이라 이제 듣기 싫다"라고 털어놨다.

A씨는 참다못해 정치에 관심 없으니 보라고 강요하지 말라는 뜻을 솔직하게 전달했다. 하지만 남편은 안하무인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유튜브 영상을 보냈고, 집에서도 정치적 이슈를 언급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결국 A씨가 “당신 너무 정치적으로 짜깁기된 영상만 보는 것 같다”라며 지적하자 분노한 남편은 처음으로 폭력적인 모습까지 보였다고 한다.

친정 모임서 "왜 무식하나 했더니, 집에서 교육 안됐다" 막말

심지어 A씨 부모님의 생일을 맞아 가족모임을 하는 자리에서도 친정 식구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고, 반대 의견이 나오자 “아내가 왜 이렇게 정치적으로 무식한 말을 하나 했더니 집에서 정치적으로 교육이 안 된 것 같다”라고 막말까지 내뱉었다고 한다.

"남편이 친정 식구들 앞에서 목소리 높이고 핏대 세워가면서 '무식하다'고 인격 모독하니까 안 되겠다 싶어서 녹음했다"라는 A씨는 “애들 있는 데서도 너무 강압적으로 얘기하니까 애들조차도 이제 아빠랑 있는 시간에 정치 뉴스 보기 싫다고 치를 떠는 상황이다. 이게 이혼 사유가 되냐"라고 물었다.

변호사 "정치견해 다른 건 사유 안되지만, 강요는 이혼 가능"

이에 양 변호사는 "단순히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이혼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으나 배우자에게 강요하거나 친정 식구들을 멸시하는 발언,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또한 "나라를 위해서 핏대 세워 얘기하다가 가정이 망가진다면 말이 안 되는 거 아니냐“라며 ”가정이 평안해야 나라도 평안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서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헤어질 결심]을 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헤어질 때는 '지옥을 맛본다'는 이혼, 그들의 속사정과 법률가들의 조언을 듣습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