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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자산 규모 5년내 최대규모 “NPL 올 상반기 4.3兆” [fn마켓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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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위축 따른 상권 약화에 상가자산 NPL化 '가속도' 
종합병원·중고차 매매단지·물류센터 등 부실화

부실자산 규모 5년내 최대규모 “NPL 올 상반기 4.3兆” [fn마켓워치]
공실 임대 상가 이미지.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실자산이 급속도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에 최근 5년 간 상반기 기준으로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실제 소비위축으로 상권이 약화되자 임대료 연체가 발생해 상가자산이 부실화되는 모양새다. 종합병원, 중고차 매매단지, 물류센터 등 업종, 형태를 가리지 않고 부실화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은행권 NPL(부실채권) 매각 입찰은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2조4500억원 가량으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 2조2636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매각 초기에는 2조6000억원을 넘는 매물이 등록되기도 했다.

올해 △유암코(연합자산관리) 6512억원 △하나F&I 5860억원 △대신F&I 4538억원 △키움F&I 1058억원 △우리금융F&I 565억원 등을 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상반기만 4조3033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전년 동기는 4조471억원였다.

이번 분기에 우리은행은 경기도 의왕 소재 일반종합병원 120억원 NPL을 내놓았다. 2곳을 합쳐 약 400억원 규모 물류센터 NPL도 매각대상이다. KB국민은행은 시화공단 소재 물류센터의 선순위 NPL을 약 400억원 규모로 매각하며, IBK기업은행은 강원도 영월 소재 호텔 자산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MRP(최저입찰가)를 충족하지 못해 매각철회했던 대구 소재 중고차 매매단지(대구은행, 하나은행 보유) NPL도 매물로 나왔다.

통상 NPL 전업사들은 NPL 투자 엑시트(회수)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한다. 최근 엑시트 시점이 밀리면서 투자재원이 부족해졌지만 물량이 늘어나며 부담이 증가했다. IB업계에선 홈플러스 법정관리(기업회생) 사태가 최악으로 번지면 하반기 NPL 물량 부담이 커질 전망이라고 봤다.

홈플러스 선순위대출 메리츠금융그룹, MBK파트너스의 이자보증을 받는 하나증권 투자분은 당장 NPL화가 어렵겠지만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자산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홈플러스측은 최대 50% 수준으로 임대료 할인을 요구하고 있는데, 일부 점포에 대해선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강수를 둔 것으로 파악된다.

시중은행들은 이같은 홈플러스발 리스크(위험)에 대비해 올해 상반기까지 NPL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권 NPL 매각은 상가 등 가계, 자영업자 부실이 반영됐을 뿐 공장까지 전이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공장 부실화가 실제로 일어나면 올해 은행권 NPL 매각 규모는 9조원을 넘을 것으로 본다.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은 대규모 NPL 물량 출회를 예상케하는 부분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문을 연 관세전쟁, 인플레이션 등은 수출, 수입 모두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 일으켜 기업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업계에서는 조만간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구조조정의 판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실제 한국의 경우 중국, 미국과 달리 구조조정 대신 리파이낸싱(자본재조달) 등 편한 수단을 선택해 구조조정의 골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의 여력이 있는 현재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단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