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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멈춰서고 수출마저 뒷걸음... OECD도 "韓 잠재성장률 1%대"

먹구름 짙어지는 한국 경제
KDI '경기둔화 국면' 공식 시사
국내외 기관, 내년 전망 속속 하향

5월 초순(1~10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가량 급감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속에서도 선방해 왔던 수출마저 부진 조짐이 확연해지면서 경제 전반의 먹구름이 한층 짙어졌다. 내수는 건설경기 침체, 소비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23년 2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우리 경제가 경기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다. 향후 흐름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내년에는 2%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대 잠재성장률은 구조적 저성장 국면이라는 의미다.

■수출, 관세인상 여파에 흔들

12일 KDI가 내놓은 '2025년 5월 경제동향'의 핵심은 "한국 경제는 수출과 내수 양면에서 복합적인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건설업의 극심한 부진과 소비회복 지연, 통상여건 악화 등이 전반적인 경기회복 흐름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성장을 주도했던 수출은 미국 관세인상 영향이 본격 반영됐다. 4월 일평균 대미 수출은 10.6% 감소하며 나머지 국가로의 수출이 1.9%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미국의 품목별 관세부과 품목인 자동차(-20.7%)와 철강(-11.6%) 품목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관세청이 집계한 5월 초순 수출 실적은 더 나쁘다. 대미 수출이 30.4% 줄었다.

내수 약세도 뚜렷하다. 특히 건설투자는 극심한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며 내수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건설기성액(불변)은 1월 -20.7%, 2월 -20.2%, 3월 -14.7% 등 석 달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건축(-16.1%)과 토목(-11.0%) 모두 큰 폭으로 위축됐고, 소비회복도 미뤄지고 있다. 3월 소매판매는 1.5% 증가했으나 이는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자동차 판매 증가의 영향이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소매판매 증가율은 0.5%에 불과했다. 서비스 소비도 침체 흐름을 보였다. 숙박·음식점 업종은 3.7% 감소하며 소비위축을 반영했다.

■OECD "잠재성장률 2%도 어렵다"

현재의 경기흐름뿐만 아니다. 미래 성장률 가늠자인 잠재성장률 또한 추락하고 있다. OECD가 최근 업데이트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8%로 전망했다. 올해(2.02%)보다 0.04%p 낮춰 잡은 것이다.

KDI가 지난 8일 공개한 2025∼2030년 잠재성장률은 1.5%였다. 총요소생산성 하락 등이 반영되면서 2022년 당시 전망(2023∼2027년 2.0%)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된 원인은 인구 감소에 따른 고령화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투입, 자본 투입, 총요소생산성 등 3개 요소로 추정되는데 이 중 '노동 투입' 항목에서 감점이 크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여파로 자본 투입도 감소세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총요소생산성이 정체하는 모습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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