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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일본여행" 日, 사상 첫 관광이 외화벌이 1위로

2024년 일본의 여행수지 6.6조엔 흑자, 특허사용료 수지 처음으로 추월
방일 외국인 소비 43%↑…엔저 효과·해외여행 지출은 정체
관광이 일본 외화수지 중심으로 부상

"너도나도 일본여행" 日, 사상 첫 관광이 외화벌이 1위로
롯폰기힐스에서 바라본 도쿄타워. fnDB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 소비가 외화벌이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행수지 흑자는 전년 대비 58% 증가하며 처음으로 특허사용료 수지를 넘어섰다.

13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해외와 전체 거래를 나타내는 경상수지는 30조3771억엔(약 291조6323억원) 흑자로, 전년보다 16% 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는 6조6864억엔 흑자로 2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저(엔화가치 하락)를 배경으로 방일 외국인의 소비가 43% 늘어난 반면 일본인이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은 10% 증가에 그쳤다. 다른 분야와 비교해도 여행수지의 흑자 수준은 특히 높았다.

특허사용료 수입 등 산업재산권 수지는 4조9345억엔 흑자로, 4% 줄면서 여행수지에 추월당했다. 비교 가능한 1996년도 이후 처음으로 순위가 뒤바뀐 셈이다.

여행수지 흑자 규모는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등으로 불어난 디지털 적자를 상쇄할 만큼 커지고 있다. 2024년도 디지털 관련 서비스수지 적자는 6조9651억엔으로 여행수지보다 약 2700억엔 많았다. 다만 그 격차는 2023년도의 약 2조엔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여행수지 흑자가 늘어날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들어 엔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일본 여행의 '가성비'는 약화되는 추세다.

숙박업계는 인력난이 심각해 관광 수용능력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교통 혼잡과 환경 파괴 등 이른바 오버투어리즘(관광 공해) 문제도 악화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행수지 흑자 확대에는 일본인의 해외 여행 지출이 정체되면서 지출이 적어진 점도 작용했다. 여행 수요는 자연재해나 감염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안정적 수익원은 아니다.

특허사용료 흑자 자체는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자금을 충분히 투입하지 못해 혁신적 제품이나 기술 창출이 부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개발역량 강화와 함께 업종 다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2024년도 사상 최대 경상수지는 해외 투자수익을 나타내는 제1차 소득수지 흑자가 뒷받침했다.
흑자 규모는 41조7114억엔으로 4년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서비스수지는 디지털 적자 외에도 해외 재보험사에 대한 지출 증가 등으로 전체 2조5767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4조480억엔 적자로 4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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