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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소동부터 ‘한국인 테스트’에 ‘투표용지 반출’까지…사전투표 첫날 천태만상

사전투표 첫날 최종 투표율 역대 최고치 19.58% 기록
869만1711명 투표 마친 가운데 첫날 전국 곳곳에서 소란 이어져

투표소 소동부터 ‘한국인 테스트’에 ‘투표용지 반출’까지…사전투표 첫날 천태만상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강남스포츠문화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전투표 첫날 오후 2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은 12.34%를 기록, 지난 대선 같은 시각의 사전투표율 10.48%보다 1.86%포인트(p) 높다. 2025.5.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사전투표 첫날 최종 투표율에서 역대 최고치인 19.58%을 기록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869만1711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날 최종 투표율(19.58%)은 2022년 20대 대선의 첫날 사전투표율(17.57%)보다 2.01%p 높은 수치로, 사전투표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첫날 사전투표율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전투표는 전날에 이어 둘째날인 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 모든 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다.

“윤 어게인” 외치고 선거관리원 뺨 때리고…투표용지 훼손까지

많은 사람이 몰린 만큼 사건·사고도 이어졌다. 오전 10시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올 때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단체인 '자유대학'의 남성 회원이 "윤 어게인", “카리나 파이팅” 등의 구호를 외치다가 제지당했다.

이 대표 경호 임무를 수행 중인 경호원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행위라고 항의했고, 근처에 있던 경찰관이 해당 남성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훈방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는 선거관리원의 뺨을 때린 5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남성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광주 북구 오치1동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특정 후보의 얼굴이 실린 공보물 여러 장을 바닥에 부착하려다 이를 제지한 선거관리원 B씨를 폭행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체포됐다.

충북 제천에서도 50대 남성이 사전투표 관리관에게 "왜 지문을 찍어야 하느냐. 본투표에선 지문을 안 찍는다. 부정선거 아니냐"고 항의하며 소란을 일으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입건됐다.

이밖에도 광주와 전북 전주에서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주에서는 신원 미상의 인물이 “기표를 잘못했다”며 투표용지 재교부를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투표용지를 손으로 찢었고, 전주에서는 투표 후 인증사진 촬영을 제지당한 60대가 투표용지를 찢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냐” 중국인 색출하겠다고 ‘한국인 테스트’

일부 투표소에서는 '부정선거 감시'를 내세우는 단체가 유권자들을 상대로 '중국의 선거 개입' 증거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한국인 테스트’에 나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부정선거를 감시하겠다며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사전투표소 앞에 모인 청년과 유튜버 5∼6명은 투표를 마친 이들에게 "대학생인데 교수님이 숙제를 내주셨다"며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냐"고 물었다.

이들 중 한 명인 30대 남성은 "중국인들이 신분을 위조해 투표할 수도 있다"며 "만약 우리가 말을 걸었는데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 한다면 이상하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또 일부 단체 회원들은 강남구를 비롯한 투표소 곳곳에서 부정선거를 감시한다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투표소에 들어서는 이들을 촬영하고 계수기로 인원을 세기도 했다.

투표소 소동부터 ‘한국인 테스트’에 ‘투표용지 반출’까지…사전투표 첫날 천태만상
21대 대선 사전투표 1일차 종료 (과천=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종합상황실에서 한 관계자가 관내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날 사전투표 1일차 최종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19.58%로 집계됐다. 2025.5.29 yatoya@yna.co.kr (끝) /사진=연합 지면화상

‘투표용지 외부 반출’ 사전투표 첫날부터 ‘부실관리’ 논란

뿐만 아니라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출입구에서 생중계 방송을 하던 한 유튜브 채널에 시민들이 투표소 밖에서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부실관리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오전 11시경부터 오후 12시 25분경까지 신촌동사전투표소에서 관외사전투표자가 본인 확인 및 투표용지 수령 후 기표 대기줄이 투표소 밖까지 이어진 사례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 투표소에는 기표대 6개가 설치돼 있었으며 신분 확인을 할 수 있는 관외 사전 투표 장비는 7대였는데, 이로 인해 선거인이 몰리자 대기 인원이 투표소 밖까지 밀렸다는 설명이다.


선관위는 "기표 대기 줄이 길어진 상황에서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조절하지 못한 관리상의 미흡함이 있었다"라며 낮 12시 25분께 외부 대기를 중단하고 본인확인과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조절했고 오후 1시 15분께 전국 지역선관위에 해당 상황과 주의사항을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관위의 부실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훈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사전투표 첫날부터 드러난 부실한 선거 관리"라며 "선관위는 신뢰 회복 의지가 있기나 한 건가"라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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