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집값
지난달 소비자물가 1.9% 상승
물가 상승률 2% 아래로 꺾였지만
축·수산물 6% 오르고 커피 8%↑
"공급망 다양화하는 게 급선무"
5월 소비자물가가 1.9% 상승하며 5개월 만에 2%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축산물·수산물, 가공식품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새 정부에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4일 통계청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1.9%) 이후 5개월 만이다. 기상 호조로 채소 출하량이 확대되고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다소 약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올 1월부터 4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인 2.0%에 근접했지만, 품목별 불안은 여전하다. 농산물 가격은 4.7% 하락했다. 그러나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6.2%, 6.0% 올랐다. 특히 축산물은 2022년 6월(9.5%)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돼지고기(8.4%), 국산 쇠고기(5.3%), 수입 쇠고기(5.4%), 계란(3.8%) 등이 많이 올랐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돼지고기 수입가격이 상승하고 소고기 도축 마릿수가 감소한 가운데 대체재인 닭고기 가격까지 상승했다"며 "계란 가격은 지난 4월 8개월 만에 상승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올랐다"고 분석했다.
서민들이 물가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빵과 커피 등의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빵 가격은 6.4% 상승했고, 커피값은 8.4%나 급등했다. 외식 물가는 3.2%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생선회(5.6%), 치킨(4.7%), 공동주택 관리비(4.8%), 보험서비스료(16.3%) 등이 많이 올랐다.
국민들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민생 과제로 꼽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달 20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생 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9%가 '물가 안정'을 꼽았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2% 내외를 유지하고 있지만, 2022년(5.1%), 2023년(3.6%)의 높은 상승률이 누적되면서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해선 원재료 수급 정책과 공급망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대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부연구위원은 "먹거리 물가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단시간 내 물가를 낮추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원재료에 대해 할당관세와 저율관세할당(TRQ) 등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로 특정 국가의 수입량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동시에 국내 농가 생산을 강화하는 방안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농산물 수입처 다변화, 유통구조 개선 등에 노력하고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 확충으로 가계의 소득 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전월(2.1%)보다 소폭 하락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상승했다.
밥상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 지수는 1년 전보다 5.0% 하락했다. 반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올랐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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