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계파갈등 지적하며 "자해적 정치 행태"
집권여당 향해선 "정치보복, 성공에 도움 안돼"
의총서 발언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6·3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서 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그리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며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12일 12.3 계엄 직후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계엄 이후 위기에 빠진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과제가 떨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독이 든 성배임을 잘 알지만 위기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먼저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은 패배했다. 국민들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죄송한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사과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넘어 지난 윤석열 정부 3년의 실패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총체적 심판을 받았다"며 "특히 22대 총선 참패 이후 심화됐던 당내 계파 갈등과 분열이 우리 지지자들의 원팀 단결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뒷짐 지는 행태, 분열의 행보를 보인 부분, 내부 권력 투쟁을 위해 국민의힘을 음해하는 민주당의 논리를 칼처럼 휘두르고 오히려 그들의 칭찬을 훈장처럼 여긴 자해적 정치 행태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이 많다"며 "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더 이상 분열은 안된다. 하나가 돼야 한다"며 "중도와 보수가 화합하고 쇄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직후 여당의 3대 특검법(채상병·내란·김건희 특검법) 강행 등 입법 독주에 대해서도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새정부 출범 첫날이었던 어제(4일) 법사위 소위에서사법부 길들이기를 위한 '대법관 증원법'을 단독 처리하더니 오늘은 첫 본회의에서 검사징계법 개정안과 3대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려고 한다"며 "민생과는 거리가 먼 무더기 특검법이나 정치보복적 검사징계법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새 정부의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나"고 비판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이제 민주당은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다. 여당이 무거운 책임감을 인식할 때 새 정부도 잘될 수 있다"며 "새 정부가 잘 돼야 대한민국이 잘 되기 때문에 진심으로 고언을 드린다"고 전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