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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패배 후폭풍 지속 국힘..권성동은 사의 표명·김용태는 유보

5일 권성동 원내대표·비대위원 일괄 사의 표명
권성동 "책임 가볍지 않아…회피·변명할 생각 없다"
김용태 거취, 9일 다시 논의키로…사퇴 찬반 엇갈려

대선패배 후폭풍 지속 국힘..권성동은 사의 표명·김용태는 유보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에 6·3 대선 패배의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에 이어 비상대책위원들까지 동반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지도부 공백'이 발생한 데다 향후 당권을 놓고 제 세력 간 알력이 갈수록 심회될 것으로 보인다. 추후 당권 경쟁과 당 쇄신방안을 놓고 극심한 내홍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그리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며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당연직 비대위원인 김상훈 정책위의장, 최보윤·최형두 비대위원도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사표가 수리된 것은 아니어서 차기 원내대표 선출할 때까지는 직이 유지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사퇴 또는 궐위 이후 7일 이내에 실시해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선출 시기를 달리할 수 있다.

벌써부터 대선 패배의 책임을 놓고 당내 이견들이 속출하고 있다. 차후 원내대표 선거로까지 책임 공방이 옮길 가능성이 높다.

한편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거취는 오는 9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내부에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 혁신을 위해 약속한 조치를 한 다음 사퇴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당론 반대 무효화 △김문수 대선 후보가 요구한 고강도 쇄신 등의 혁신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혁신 과제가 남아있는 만큼 김 비대위원장이 오는 30일까지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혁신 과제를 비대위원장을 주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본지에 "30일까지 임기 동안 혁신 과제를 마무리하고 임기를 마친 뒤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친윤계를 중심으로 김 비대위원장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도 비대위원장이 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모두) 압박이라고 할 수 없다"며 "누구든지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압박인지의 여부는 당사자의 판단"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은 '당 지도부 총사퇴'를 통해 빠른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총사퇴가 가장 깔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선에서 나온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두달내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 조 의원의 입장이다.

이날 여당이 강행 처리한 3 특검법안 처리를 놓고서도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첫 본회의에서 내란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과 관련, 김 비대위원장과 김재섭·조경태 의원 등 소장파들은 3대 특검법에 대한 부결 당론 대신 자율 투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내란 특검법에는 국민의힘 의원 5명이, 채해병 특검법은 6명,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6명이 각각 찬성 표를 던지는 이탈표가 발생, 당내 균열 양상을 보였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