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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공군 김기현 중위·육군 백승 소위·해군 주민서 소위가 시구·시타·시포 진행 
육군 52사단 군악대 애국가 연주, 국방정책 OX퀴즈 등 참여 이벤트도 열려
이색시구·시타도 진행 *98세 6·25 참전 조종사가 공 던지고, 손자는 타석에"

[파이낸셜뉴스]
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왼쪽부터 시구자 공군 김기현 중위, 시타자 육군 백승 소위, 시포자 해군 주민서 소위. 국방부 제공

호국보훈의 달을 맞은 현충일에 조부 또는 외조부, 부친에 이어 군인이 된 육·해·공군 장교들이 각각 프로야구 시구·시타·시포 행사자로 나서는 뜻깊은 행사가 진행됐다.

6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할아버지 또는 외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군인이 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김기현 중위(28세), 국군의무학교 백승 육군 소위(21세), 해군 기동함대사령부 강감찬함 주민서 소위(23세)가 참여했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 프로야구단과 협업해 진행된 행사는 김 중위가 시구자로서 공을 던지고, 시타자 백 소위가 치며, 시포자 주 소위가 받았다
국방부는 조국 수호의 중심이 될 육·해·공군 초급간부들을 응원하고, 3대째 국가 안보에 헌신하고 있는 그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이들을 각각 시구·시타·시포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시구자 김기현 중위는 6·25 전쟁 참전용사이자 화랑무공훈장 수상자인 할아버지 故 김우경 예비역 육군 대령, 아버지 김지식 예비역 공군 준장에 이어 지난해 6월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김 중위의 형 김우식 공군 소령 또한 수송기 조종사로 복무 중이다.

이날 김 중위는 할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할아버지의 기일(4월 17일)을 의미하는 417번을 등에 새기고 마운드에 올랐다.

시타자 백승 소위의 외할아버지 배정안 옹은 육군 3사관학교 1기로 임관해 중위로 전역했으며, 월남전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아버지 백우 씨와 형 백광 씨 또한 각각 육군 대위, 중위를 지냈다. 평소 참전용사인 외할아버지를 존경해 온 백 소위는 외할아버지가 졸업한 3사관학교에 60기로 입학해 올해 2월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백 소위는 오늘 행사에 3사관학교를 의미하는 34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배트를 잡았다.

시포자 주민서 소위는 월남전 참전용사이자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할아버지 주태한 옹과 외할아버지 손영화 옹, 아버지 주성준 예비역 해병 대령에 이어 올해 3월 해사 79기로 해군 소위가 되었다. 3대가 국가 안보에 헌신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온 주 소위는 등번호 3을 새기고 포수 마스크를 썼다.

시구자 김 중위는 “뜻깊은 날 육·해·공군을 대표해 이번 행사에 참여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조국 영공 수호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타자 백 소위는 “외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군인이 된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매 순간 위국헌신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포자 주 소위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해군 장교를 꿈꿨다”며 “조만간 임무를 위해 출항을 앞두고 있는데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영해 수호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 전 육군 52사단 군악대의 연주에 맞추어 애국가 제창과 호국영령 및 국가 안보에 헌신하다 순직한 장병들을 기리는 묵념이 진행됐다. 또한, 키움 히어로즈는 군악대를 지원한 육군 52사단 장병들에게 관람 좌석을 제공하여 국군 장병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군 장병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 중 이닝 교체시간을 활용한 ‘국방정책 OX퀴즈’ ‘국군응원 SNS 이벤트’ 등 다양한 관객 참여 이벤트도 진행했다.

한편 이날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선 행사에서는 98세의 6·25 전쟁 참전 조종사 예비역 공군 대장 김두만 장군이 마운드에 오르고 33세의 손자인 현역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타석에 서는 이색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강 소령의 할아버지는 고(故) 강호륜 장군(예비역 공군 준장)으로, 김두만 장군과 함께 전장을 누빈 참전 조종사다. 김 장군은 멋진 시구를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시구·시타 후 F-15K 4대로 구성된 편대가 잠실야구장 상공을 저공으로 지나는 기념비행도 실시했다.

공군 관계자는 "기념비행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는 공군 조종사들의 헌신을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국군 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6일 현충일을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서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과 현직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각각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강 소령은 김 장군의 동료이자 참전 조종사인 故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사진은 공군 군악대원들이 트럼펫으로 호국영령께 대한 묵념곡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공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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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현충일을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서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과 현직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각각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강 소령은 김 장군의 동료이자 참전 조종사인 故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사진은 공군 군악대 박혜진 중위가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공군 제공
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6일 현충일을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서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과 현직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각각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강 소령은 김 장군의 동료이자 참전 조종사인 故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사진은 시구와 시타에 나서는 김 장군(가운데)와 강 소령(왼쪽). 공군 제공
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6일 현충일을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서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과 현직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각각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강 소령은 김 장군의 동료이자 참전 조종사인 故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사진은 두산베어스의 마스코트 철웅이가 시구에 나서는 김 장군에게 경례하고 있는 모습. 공군 제공
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6일 현충일을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서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과 현직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각각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강 소령은 김 장군의 동료이자 참전 조종사인 故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사진은 시구하고 있는 김 장군. 제11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김 장군은 6·25 전쟁 당시 총 102회 출격한 참전 조종사로, 대한민국 최초 100회 출격을 기록했다. 공군 제공
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6일 현충일을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대 롯데 경기에 앞서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과 현직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이 각각 시구와 시타를 진행했다. 강 소령은 김 장군의 동료이자 참전 조종사인 故 강호륜 장군의 손자다. 사진은 시타를 위해 타석에 서 있는 강 소령. 제11전투비행단 제102전투비행대대에서 3편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강 소령은 2020년 국군 전사자 유해 송환시 조국으로 돌아오는 호국영령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엄호비행을 맡은 바 있다. 공군 제공
현충일에 3대째 군인의 길 걷는 육·해·공군 장교, 프로야구 시구 등 행사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가 6일 KBO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잠실야구장 상공을 기념비행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한반도 상공을 묵묵히 지키는 공군이 있기에 국민의 평온한 일상이 영위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군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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